특히 지자체별로 가구원수에 따라 수백만원까지 지원금 규모가 벌어지고 몇몇 지자체는 중앙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사업과 마찰까지 발생해 실제 지원금 지급이 미뤄지는 게 아니냐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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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57곳, 재난지원금…중위소득·보편지원·소상공인 등 제각각
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재난지원금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곳은 총 57곳으로 서울과 세종을 포함한 광역 시·도 16곳과 기초 지자체가 39곳이다. 이들의 재난지원금 사업은 명칭부터 방식까지 제각각이다.
가장 많이 활용하는 방식은 중위소득을 활용한 선별지원 방식이다. 광역 시·도 11곳과 기초 지자체 15곳이 이 방식을 쓴다. 대표적으로 서울의 재난긴급생활비가 있다. 서울은 중위소득 100% 이하를 대상으로 가구원에 따라 30만원에서 50만원까지 지원한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대구는 중위소득 100% 이하를 대상으로 50만원에서 90만원까지다. 중위소득 100% 기준은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세종 △충북 △전남 △경남 등이고 중위소득 80%나 85% 등을 활용한 지자체도 적지 않다.
피해업체와 소상공인을 위주로 지원하는 방식도 있다. 부산의 긴급민생자금은 연 매출 3억원 이하 소상공인에 업체당 100만원, 광주는 특수고용직, 실직자에게 100만원 지원한다. 충남도 매출액 3억원 이하와 버스·법인택시 종사자 등에 가구당 100만원을, 전남은 매출액 3억원 이하 소상공인에 30만원, 전북은 2억원 이하 소상공인에 최대 60만원을 지원한다.
최대 200만원 이상 차이…20% 부담도 난색 표하는 지자체도
문제는 각 지자체가 천차만별 재난지원금 사업을 벌이자 지원금 수급에 대한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특히 정부가 중위소득 70% 이하에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을 지원하는 선별 지원 방식을 활용하자 충북 등 지자체는 자체 지원금 사업과 중복으로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면 경기 포천은 4인 가구 기준 최대 280만원과 비교했을 때 200만원 이상의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거주지역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지원금에 차이가 이렇게 큰 상황에서 주민뿐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자체 재정과 계획에 따라 지원할 수 있는 규모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다른 지자체보다 지원금이 적다고 경쟁적으로 늘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했다. 게다가 각 지자체의 재난지원금 사업은 지자체 고유 권한으로 중앙정부가 통제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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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찰에 지급 늦춰질라…“재난지원금 지급은 시간싸움, 서둘러야”
이처럼 재난지원금의 형평성 문제와 함께 중앙정부와의 마찰 문제 등이 끊이지 않자 재난지원금 지급이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재난지원금은 시간 싸움이라며 지급시기를 최대한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홍기빈 칼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장은 “코로나19로 국가가 위기 상황에 직면한 지금 다른 무엇보다 우선해야 하는 것은 지원금을 실제로 지급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재정 부담 등을 고려하지 않고 프리랜서나 무급 휴직자 등이 무너지지 않게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소장은 이어 “지금은 경제위기의 불이 2008년과는 달리 금융에서 불이 번진 게 아니라 기업과 사회에서 불이 일어난 것”이라며 “경제적 약자가 느끼는 체감 위기는 훨씬 더 심한 만큼 시간을 지체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