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저비용 항공사
에어부산(298690)이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신한금융투자를 상대로 소송에 나선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신금투를 통해 라임펀드에 200억원을 투자하고 환매가 중단된 탓에 현재 171억원이 묶인 상태다. 이번 소송을 계기로 라임펀드 투자 법인과 판매사 간 법적 다툼이 전방위로 확산할 전망이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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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이사는 통화에서 “라임펀드에 투자했다가 환매가 중단된 투자금을 회수하고자 법적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며 “책임이 있는 쪽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언론 보도와 금융당국 발표 등을 보면서 그동안 펀드가 이 정도로 허술하게 관리돼온 줄 몰랐다”며 “회사가 처음 생각한 방향과 어긋나게 투자된 가능성을 인지하고, 소송을 진행해 손실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부산 소송 상대는 펀드를 판매한 판매사와 펀드를 운용한 라임자산운용 등으로 좁혀질 전망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에어부산을 포함한 계열사 6곳이 2017~2018년 약 700억원 규모의 라임펀드에 가입할 당시 상품을 판매한 곳은 신한금융투자”라고 말했다.
지난주 회사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태근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에어부산은 본격 소송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 소송을 계기로 줄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라임자산운용 투자자는 `투자 실패로 손실`을 입은 게 아니라, `불법 행위로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피해를 유발한 불법행위에 민사 소송 책임을 물어 만회할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회사 경영진이 피해를 회복하려 노력하지 않으면 민형사 책임을 질 수도 있다.
판사 출신 변호사는 “회사가 사기를 당해 손해를 입은 상황을 방관한 경영진은 심하면 배임 등 형사처벌을 받을 여지도 있다”며 “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설명이 거짓으로 이뤄진 정황이 있으면 계약 자체를 취소하는 소송을 진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펀드가 망가진 탓에 당장 피해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소송을 통해 피해 사실을 확정하는 행위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검사 결과, 라임 펀드에 투자한 법인은 581곳(계좌수 기준)이고 이들의 투자액은 6736억원이다. 상장법인 가운데 에어부산을 포함해
넥센(005720),
명문제약(017180),
부스타(008470),
삼성출판사(068290),
삼영무역(002810),
이건홀딩스(039020) 등이 여기에 투자해 손해를 봤다. 법인에 라임 펀드를 많이 판매한 금융사는 신한금융투자(2046억원), 신한은행(1072억원), 우리은행(1046억원) 등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