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할 수 없는 미세먼지, 호흡기 질환자에겐 '독'

최근 연이은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겨울철 천식 환자 건강관리 각별한 주의 필요
  • 등록 2019-12-12 오전 12:03:52

    수정 2019-12-12 오전 12:03:52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부산 동래구에 거주하는 박모씨(42)는 최근 갑자기 울리는 재난문자에 화들짝 놀랐다. 긴급한 재난상황이라도 발생한 건 아닌지 두려워하던 차에 뜻밖에 문자 내용에 오히려 고민이 더 늘었다. 평소 천식을 앓고 있던 박씨는 환경부가 전송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안내 문자를 확인하고 겨울철이라 챙기지 않았던 미세먼지용 마스크를 다시 찾았다.

앞서 박씨처럼 어제 오후 환경부는 대기 정체로 인한 미세먼지 축적 및 국외 미세먼지 유입이 증가로 전국에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유지하면서 서울을 포함한 중부와 영남 일부 지역에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였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 역시 지난 10일 기저질환자의 건강관리를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미세먼지란 대기 중 떠다니는 물질로 여러 가지 복합 성분으로 이루어졌으며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나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를 태우는 공장에서 발생한다. 10마이크로미터(㎛) 보다 작은 입자를 가진 먼지를 미세먼지라고 부르는데 호흡기 등을 통해 신체에 유입될 경우 여러 장기에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호흡기계, 심혈관계, 천식 등 기저질환자의 경우 기존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만성적인 기도의 알레르기 염증 질환인 천식은 폐 속에 있는 기관지가 좁아져 호흡곤란, 기침, 천명 등 증상이 갑작스럽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천식 환자가 미세먼지를 흡입할 경우 기존 증상 악화 및 폐기능 저하를 유발하며 심한 경우 천식 발작으로 인해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겨울철은 봄보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하며 지표면에 머무는 시간이 긴 시기로 미세먼지 예보를 자주 확인해 ‘나쁨’ 단계일 때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으며 ‘보통’일 경우에도 컨디션 저하 및 비염 등 동반질환이 있다면 주의하는 것이 좋다.

외출 시에는 호흡기내과 전문의와 상담 후 천식 증상 완화제를 휴대하고 보건용 마스크를 올바른 사용법으로 착용하며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공사장, 공장 지역, 교통량 많은 지역 및 사람이 많은 출퇴근 시간대는 피하도록 한다.. 또한 천식 증상을 주의 깊게 관찰해 증상과 최대 호기 유속을 측정해 천식 수첩에 기록하며 호흡곤란, 가슴 압박 등 증상 악화가 나타나면 반드시 의료기관에 방문하도록 한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의 2017년 발표에 따르면 5년간 응급의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60세 이상 고령의 천식 환자가 1년 중 1월부터 3월까지 눈에 띄게 증가하며 입원 및 사망률도 상대적으로 높아 찬 공기와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는 겨울철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심은희 대동병원 호흡기내과 과장은 “합병증 예방을 위해 고령의 천식 환자의 경우 매년 독감 예방접종을 하도록 하며 외출 시 실내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 체온을 올려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었을 때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이 좋으며 스카프나 마스크를 착용해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코로 호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감기로 착각하거나 증상을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갑자기 숨쉬기 어려운 경우, 기침이 그치지 않는 경우, 가슴이 조이거나 답답한 경우, 호흡 시 쌕쌕 소리가 나는 경우, 가래의 양이 많아지는 경우 천식 증상일 수 있으므로 가까운 의료기관에 내원해 검사를 통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겨울철 미세먼지 대응 요령은 ▲ 외출 및 실외 운동 삼가기 ▲ 외출 시 보건용 마스크 착용하기 ▲ 도로변, 공사장 등 대기오염 심한 곳 피하기 ▲ 외출 후 손, 발, 얼굴 등 깨끗이 씻기 ▲ 금연 및 간접흡연 주의 ▲ 불필요한 차량 운행 자제 ▲ 실내외 공기오염도 고려해 적절한 환기 실시 등을 알고 일상생활에서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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