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면세점>백화점 명품가격 역전…샤넬 플랩백 180만원 비싸

명품 직매입해 재고관리하는 면세점, 고환율로 악재…백화점은 브랜드 직영 체제로 임대료 받아 간접관리하는 식
내국인이 면세점에서 명품가방을 구매하는 경우 수십만원대에서 백만원대까지 백화점 제품보다 비싸 가격 '역전'
  • 등록 2016-02-26 오전 6:00:00

    수정 2016-02-26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원·달러 환율이 최근 3개월 사이 90원 가량 급등하면서 면세점과 백화점의 명품 가격이 역전됐다.

면세점은 세금과 관세를 제외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해 백화점 가격보다 저렴한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 환율 상승으로 상품을 직매입해 달러화로 파는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위쪽부터)루이비통 네버풀MM, 구찌 소호 더블 체인백, 프라다 두블레백, 샤넬 클래식 플랩백
수입명품 직매입 면세점, 환율 상승에 가격 경쟁력 하락

25일 이데일리가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샤넬 등 명품 브랜드의 인기 제품을 중심으로 주요 면세점과 백화점의 판매가를 비교한 결과, 두 채널 간 가격 차이가 거의 없거나 오히려 면세점 가격이 백화점보다 최대 180만원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루이비통의 스테디셀러인 ‘네버풀 MM’의 면세점 가격은 1200달러로 한화로 환산(마켓포인트 24일 종가 1234원 기준)하면 148만원이다. 입국 시 면세한도(600달러)를 초과하는 부분(600달러)에 간이세율(20%)을 적용해 매긴 세금은 120달러로, 한화로 14만 8000원이다. 면세점 판매 가격에 한도 초과 세액을 합한 총 가격은 162만 8000원으로 늘어난다.

국내 주요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네버풀 MM의 가격은 150만 5000원으로, 면세점 판매 가격이 백화점보다 오히려 12만 3000원 비싼 셈이다. 같은 방식으로 구찌의 인기제품인 ‘소호 더블 체인백’을 계산하면 면세점 가격(199만 5000원)이 백화점 가격(201만원)보다 불과 1만 5000원 쌌다.

고가 명품일수록 세금 부과액 많아 면세점 가격 비싸

고가(高價)에 판매되는 명품 가방일수록 면세점과 백화점 간 가격 역전의 폭이 컸다. 면세점이 수십만원에서 백만원대까지 백화점보다 가격이 높았다.

정부는 지난해 8월 27일 소비활성화를 위해 가방·시계 등에 메기는 개별소비세 과세 기준을 기존의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상향했다가 3개월 만인 11월 27일 이를 예전 수준으로 돌려놨다. 관세청의 간이세율 기준으로 185만 2000원이 넘는 가방은 개소세 부과 대상으로 분류돼 세금 증가폭이 크다.

프라다의 ‘두블레백’(IBG775)은 면세점 가격이 2480달러(306만원)로 개소세 부과 대상금액이 넘어 입국 시 세금으로만 97만 4000원(185만 2000원×20% + 120만 8000원×50%)을 내야 한다. 자진신고를 해 30%를 감면받아도 백화점 가격(341만원)보다 30만원 이상 비싸다.

샤넬의 ‘클래식 플랩백’(A01112)은 면세점 판매가(539만 2000원)와 세금(214만원)을 합한 가격(753만 2000원)이 백화점(573만원)보다 무려 180만 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면세점 본점 샤넬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쇼핑을 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에도 면세점 명품구매 메리트 없어

내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명품 가방의 가격 메리트는 없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백화점에서 물건을 산 후 공항의 ‘세금 환급 창구’에서 부가세(결제 수수료 제외 7~8% 수준)를 환급받으면 루이비통 등 일부 제품은 백화점 가격이 면세점보다 10만원 가량 저렴했다.

업계에서는 면세점은 달러로, 백화점은 원화로 가격을 책정해 면세점이 환율 등락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한다. 또 백화점은 명품업체들이 직접 운영하고 판매 수수료를 백화점에 내는 방식인 반면, 면세점은 공급자가 제시하는 가격에 들여와 이윤을 붙여 파는 구조로 한 단계 유통 과정을 거치는 것도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명품 가격을 브랜드와 협의한 후 내리든지, 원래 가격은 유지하면서 환율 보상 프로모션으로 할인해 주는 방식이 있다”며 “환율 상승에 따른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이비통 ‘네버풀 MM’ 면세점 162만 8000원(판매가+세금) 백화점 150만 5000원

*구찌 ‘소호 더블 체인백’ 면세점 199만 5000원(판매가+세금) 백화점 201만원

*프라다 ‘두블레백’(IBG775) 면세점 403만 4000원(판매가+세금) 백화점 341만원

*샤넬 ‘클래식 플랩백’(A01112) 면세점 753만 2000원(판매가+세금) 백화점 57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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