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설 연휴가 지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구조조정 매물들이 새로운 주인을 찾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매물은 현대증권(003450)이다. 오릭스PE로의 매각실패라는 홍역을 치른 현대그룹은 전열을 가다듬고 29일 예비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우증권(006800) 인수전에서 미래에셋증권(037620)에게 패한 KB금융(105560)지주와 한국금융지주(071050)가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다시 맞붙는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KB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12일 공시를 통해 현대증권 인수를 위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대체로 M&A 거래 특성상 경쟁상대를 의식한 인수후보자가 LOI 마감일에 임박해 서류를 제출하는 전례를 봤을 때 KB금융과 한국금융지주의 행보는 이례적이다. 현대증권 인수를 위한 사전검토작업을 충분히 마쳤다는 등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이사회 의중이 중요하게 반영되는 KB금융지주의 경우 내부적인 컨센서스를 모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현대증권 인수전에 전력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상선(011200)의 유동성 위기에다 남북 경협이 사실상 중단됨으로써 현대아산까지 재무적 부담을 안게 된 현대그룹으로선 위기 타개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대증권의 매각가가 4000억원 안팎이 예상되는 만큼 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잠재울만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현대그룹은 최대한 매각을 서둘러 3월말에는 우선협상대상자와의 본계약 체결을 기대하고 있다.
이랜드가 재무구조개선 차원에서 내놓은 킴스클럽에 대한 예비입찰은 18일 실시된다. 22일에는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 선정)를 선정하는 등 1분기내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잠재인수후보군으로는 신세계 등 국내 대형 유통그룹과 함께 사모투자펀드(F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IMM프라이빗에쿼티 등이 거론되고 있다.
매각가로 800억원 안팎이 예상되는 동국제강(001230) 계열사인 농기계 제조업체 ‘국제종합기계’의 본입찰은 26일 예정돼 있다. 매각대상은 동국제강 지분 100%다. 동국제강이 50.82%,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49.2%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실시된 예비입찰에는 동종업계 기업인 동양물산기업과 마힌드라를 비롯해 주요 사모펀드, 서울도시가스 등이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형 건설사 매각은 활기를 띄고 있다. 지난 5일 울트라건설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호반건설은 정밀심사 및 인수가격 협상을 거쳐 내달 중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M&A업계는 울트라건설의 인수가격으로 140억원가량을 점치고 있다. 지난해 12월 삼일회계법인이 평가한 울트라건설의 청산가치 587억원에서 공익채권액(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퇴직금·급여 등) 444억원을 뺀 액수다.
지난달 22일 예비입찰에 참여한 2개 업체가 예비실사를 벌이고 있는 우림건설의 본입찰은 19일 예정돼 있다.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동아건설산업의 매각 측인 서울중앙지법과 삼일회계법인은 다음주 정도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중견해운업체 삼선로직스 자회사이면서 국내 유일의 철광석 광산인 한덕철광의 예비입찰은 15일 마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