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주택의 덫]지역조합 아파트 짭짤한 곳도 있네

강남 옆동네 '상도 엠코타운' 3년 만에 1억원 껑충
주변보다 싼 '산양 호계푸르지오'
7000만원 오른 4.5억원에 거래
  • 등록 2015-10-12 오전 6:00:00

    수정 2015-10-12 오전 8:07:46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경기도 안양시 호계푸르지오 아파트에 얼마 전 입주한 A씨는 부동산 공인중개소에 붙어 있는 아파트 시세를 볼 때마다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그는 2011년 안양 호계지역주택조합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조합원 분양가가 3.3㎡당 1100만원대로, 주변 시세(1200만~1500만원)보다 낮은데다 사전에 토지(사업부지)도 확보돼 있어 위험 요인이 적을 것으로 A씨는 판단했다.

이 사업장은 A씨의 기대대로 사업이 무리 없이 진행돼 1년여 만에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올해 8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A씨가 3억8000만원에 분양받은 84㎡형 아파트는 현재 7000만원이 오른 4억 5000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지역주택조합아파트이지만 잘 고르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인데다 시세 차익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지역주택조합아파트는 조합이 사업 주체가 돼 토지를 매입하고 시공사를 선정해 아파트를 짓기 때문에 시행사의 이익금과 금융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 일반 재개발·재건축에 비해 사업 진행 속도도 빠른 편이다.

관건은 조합원 모집과 토지 확보 문제다. 현재 지역주택조합이 조합설립인가를 받기 위해선 조합원 50% 이상 모집, 토지 지분 80% 확보 등의 조건을 맞춰야 한다.

특히 토지 확보가 늦어지면 사업비가 점점 불어나게 되고 잘못하면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A씨가 참여한 안양 호계지역주택조합의 경우 조합 추진위가 토지주인 LS전선과 사전에 사업 추진에 대한 협약을 맺고 토지를 미리 확보해 놓은 것이 사업 성공의 발판이 됐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추진돼 2012년 입주한 ‘상도 엠코타운센트럴파크’ 아파트는 뛰어난 입지로 사업을 성공시킨 사례다. 서울지하철 7호선 숭실대입구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강남권으로 이동하기 쉽다는 장점이 부각됐다. 또 지역주택조합으로는 이례적으로 1559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라는 점도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2012년 입주 당시 이 아파트는 분양가가 3.3㎡당 1800만~1900만원으로 84㎡형 기준 6억 2000만~6억 3000만원에 입주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7억~7억 2000만원을 줘야 매입할 수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부동산학과)는 “주택조합아파트를 잘못 고르면 사업 지연이나 과도한 대행수수료 등으로 낭패를 볼 수 있다”며 “토지 확보는 제대로 돼 있는지, 입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시공사가 신뢰할 만한 곳인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조합원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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