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13일 종가 9810원이었던 현대상선의 주가는 8월12일 1만9200원으로 3개월 만에 2배 가까이 뛰었다. 남북회담 성사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천천히 끌어올리더니 최근 결정된 이행보증금 반환 소식이 주가 급등의 기폭제가 됐다.
남북회담 얘기가 나올 때마다 현대상선의 주가는 출렁거렸다. 회담이 무산됐다는 소식에는 내리고 회담 재개 소식에 오르기를 반복했지만, 우리 정부와 북한이 회담 의지를 가졌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현대상선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현대상선은 2010년 현대건설 인수 당시 채권단에 냈던 이행보증금과 손해배상금 3255억원을 돌려받게 됐다. 차입금이 6조 이상인 현대상선에는 ‘가뭄의 비’ 같은 돈이다.
그러나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은 올 초 ‘A’에서 ‘A-’로 낮춰졌고, 6개월 만에 신용등급 전망마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됐다.
주가와 달리 신용등급은 재무안정성에 주안점을 두고 본다. 그리고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 요소들에도 불구, 현대상선의 차입금은 큰 변함이 없고 해운 업황 회복이나 실적 개선도 아직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증권가는 현대상선의 주가가 지금같은 흐름을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행보증금 반환과 남북회담 등은 외부적 요소로, 실적과 재무 등 현대상선의 펀더멘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편 현대상선의 2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실적 전망을 살펴보면 영업손실만 700억~8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해운 업황 회복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가시화된 것은 없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타사 대비 급등세를 보인 것은 펀더멘털이 강화됐다기보다 현대건설 이행보증금 반환과 남북협상 기대감 등에 따른 상승”이라며 “올 하반기 영업손실 폭이 줄어들 수 있지만 다른 해운사에 비해 실적 개선 속도가 느린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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