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외환보유액 4231.6억달러…399.6억달러↓, 14년래 첫 감소

한은, 작년 12월말 외환보유액 공개
한 달 새 70.6억 달러↑, 두 달 연속 증가세
달러화 가치 하락에 미 달러 환산액 증가
미 국채 매입 등 유가증권 투자 늘려
  • 등록 2023-01-04 오전 6:00:00

    수정 2023-01-04 오전 6:00: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외환보유액이 작년 1년간 400억달러 급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첫 감소세다. 다만 월별로 따지면 외환보유액은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작년 12월말 외환보유액은 4231억6000만달러로 1년 전(4631억2000만달러)보다 399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이 1년 새 감소세를 보인 것은 1997년(128억3000만달러 감소) 외환위기, 2008년(610억달러 감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작년 한 해 정책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 달러인덱스가 110선을 돌파하는 등 20년래 최고치를 찍었다. 그로 인해 달러 외 투자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감소했고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급등하면서 미 국채를 팔아 달러를 매도하려는 시도도 나타났다. 달러 매도 수요를 줄이기 위해 작년 10월부턴 국민연금과 100억달러 한도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서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외환보유액은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이전과는 달라진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작년말 외환보유액은 4231억6000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무려 70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2020년 11월에 외환보유액이 98억7000만달러 급증한 이후 가장 많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그 당시엔 달러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기타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증가했고 외화자산 운용수익도 늘어난 영향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국민연금과의 통화스와프로 일시적으로 외환보유액이 감소했음에도 금융기관의 외화 예수금 및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달러 환산액이 증가한 영향으로 외환보유액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달러인덱스는 12월중 2.8% 하락했다. 반면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3.3% 올랐고 엔화는 4.4% 상승했다. 파운드화와 호주 달러화는 각각 0.9%, 1.4% 올랐다.

외환보유액의 87.4%를 차지하는 유가증권은 3696억9000만달러로 40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예치금은 26억7000만달러 증가한 293억000만달러 늘어났다. SDR과 국제통화기금(IMF) 포지션은 각각 1억9000만달러, 1억3000만달러 증가한 148억4000만달러, 44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금은 47억9000만달러로 변동이 없었다.

한편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작년 11월말 기준으로 세계 9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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