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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국제 유가의 추락이 심상치 않다. 한달 전만 해도 배럴당 50달러를 넘었던 국제 유가는 40달러가 위태로운 지경이다.
2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41.14달러를 기록했다.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하루만 더 떨어지면 40달러가 무너진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지난 4월 이후 배럴당 40달러선을 지켜왔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하반기에 국제 유가는 배럴당 3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
원유 공급은 경쟁적으로 이뤄지는데 수요는 따라오지 못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내 휘발유 재고는 45만2000배럴 늘어났다.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4만배럴 증가)를 크게 넘었다.
여름은 휴가의 계절이다.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차를 쓰는 시기다. 최대 성수기인 여름철 휘발유 재고가 늘었다는 건 생각보다 수요가 약하다는 뜻이다.
달러 값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국제 유가를 끌어내리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지난 7주동안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해 상대적인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3.8% 올랐고, 이 기간 동안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17% 떨어졌다.
원유 선물은 달러로 거래된다. 거래 통화인 달러 값이 올라가면 원유 선물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도이체방크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 빙키 샨다는 “실제로 유가를 움직이는 건 달러”라고 말했다. 뒤에서 유가를 조정하는 감독(監督)은 달러인 셈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안전자산인 달러의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분위기다. 지난 5월 초와 비교하면 달러 값은 이미 5% 이상 상승했다.
티체캐피탈의 상품거래 매니저 타리크 자히르 역시 “수급상황이 개선될 때에도 달러 값이 오르면 국제 유가는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달러 값이 다시 내려가지 않으면 국제 유가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