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 단위 투자를 단행하며 화학업계에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한화그룹과 롯데그룹은 오너 총수가 화학산업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주도권 싸움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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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의 기업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시가총액에서도 압도적인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시가총액 20조원인 LG화학은 코스피 시총 상위 10위권을 맴돌고 있는 반면 롯데케미칼은 시총 11조원, 한화케미칼은 4조원 수준이다.
석유화학업계의 생산능력을 비교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잣대인 에틸렌 생산능력에서 LG화학은 국내 최대인 연 215만t을 기록하고 있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은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의 주원료로 널리 사용되기 때문에 에틸렌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있느냐가 통상적으로 화학업계 지배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업계 터줏대감인 LG화학은 올해 주주총회를 통해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 구본준 LG(003550) 신사업추진단장(부회장)을 등기이사로 맞이하는 만큼 신사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시너지를 등에 업고 타이틀 방어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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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케미칼은 지난 1999년 대림산업(000210)과의 합작투자로 설립한 여천NCC를 통해 연간 191만t의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연 109만t의 에틸렌 캐파를 보유한 한화토탈이 합류하면서 총 300만t의 생산능력을 갖추며 LG화학을 제쳤다. 이같은 에틸렌 생산규모는 지난해말 기준 세계 9위, 국내 1위에 해당한다.
게다가 한화케미칼과 여천NCC, 한화토탈, 한화종합화학의 매출을 더하면 약 24조원 수준으로 LG화학 매출을 뛰어넘는다. 다만 여천NCC와 한화토탈에 대한 한화그룹의 지분율이 각각 50%라는 점에서 단순 합산 비교의 한계도 있다.
롯데케미칼은 영업이익 측면에서 지난해 LG화학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삼성 시절 사업구조 효율화 등 강도 높은 체질개선 작업을 거치면서 작년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한 롯데정밀화학이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효과를 내고 SDI케미칼과의 제품 수직계열화 시너지를 창출한다고 가정하면 올해 당장 영업이익에서 역전을 노려볼만한 상황이다.
순수 석유화학 사업만 놓고 보면 롯데그룹은 지난해 기준 매출에서 LG그룹을 앞서게 됐다. LG화학은 전지사업부문 등을 제외한 기초소재 사업부문에서 지난해 14조6325억원의 매출을 올린 반면 롯데는 롯데케미칼 11조7133억원, SDI케미칼 2조6145억원, 롯데정밀화학 1조1619억원으로 약 8000억원 웃돈다.
업계 관계자는 “LG, 한화, 롯데는 화학 산업에서 일부 다른 제품군과 신사업을 다루고 있어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최근 2년 사이 삼성 화학사 빅딜로 인해 업계 지형이 바뀌고 있어 주도권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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