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서울모터쇼' 노출 줄고 볼거리 늘었다

현대차, 신입사원 안내요원 배치
미니, 남성모델 앞세운 여심잡기
  • 등록 2013-03-31 오전 9:28:23

    수정 2013-03-31 오전 10:31:16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서울모터쇼 전시 문화가 성숙했다.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여성 모델들의 선정적 노출이 줄어든 대신 실제 구매예정 고객이나 자동차 마니아들을 위한 정보와 볼거리는 늘었다.

‘2013 서울모터쇼’ 개막일인 29일 현대자동차(005380) 전시관. 통상 레이싱 모델이 포즈를 취하고 있어야 할 차량 옆에 단정한 옷차림의 남녀 젊은이들이 서 있었다. 이들은 차량 안내를 위해 파견 나온 현대차 2~3년차 신입사원이다. 부서는 저마다 다르지만 자사 제품인 만큼 가격이나 기능, 장단점에 대해서 잘 아는 ‘준 전문가’다.

한 사원(3년차)은 “폐막일인 4월7일까지 서울모터쇼 부시에 배치된다”면서 “하루 7~8시간 서서 일하는 게 힘들지만 실제 구매를 생각하고 관심을 보이는 고객들의 질문이 많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주요 전시차량에는 화려한 외모의 레이싱 모델이 배치돼 있었으나 젊은 고객을 겨냥한 신차나 콘셉트카 등 일부에 그쳤다.

이는 수입차도 마찬가지였다. 모델을 줄이고 현직 딜러 등 차량 전문가 배치를 늘리는 추세였다. BMW의 소형차 브랜드 미니 전시관은 훤칠한 남성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는 독특한 콘셉트를 선보였다. 여성 고객에 어필하는 한편 소형차지만 고성능이라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한 이미지 전략이다.
남성 모델을 전면에 내세운 BMW의 소형차 브랜드 미니 전시관. BMW코리아 제공
어린이들이 월트디즈니 픽사 만화 캐릭터를 형상화 한 미니 무선조종(RC)카를 조종하고 있는 모습. 월트디즈니컴패니코리아 제공
자동차업계가 여성 모델의 노출빈도를 줄이면서 전체적인 전시관 분위기도 차분해졌다. 과감한 노출의 레이싱 모델이 포즈를 취하고 관람객이 사진을 찍는 풍경도 여전히 연출됐으나 그 빈도나 노출 정도는 이전보다 확연히 줄었다.

전시장을 찾은 박민섭(38)씨는 “부인이 아이들과 보기에 너무 선정적이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생각보다 가족 단위의 관람객을 배려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부인과 아이들도 좋아해서 다음에 또 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족단위 관람객들을 위한 볼거리는 크게 늘었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차, 각종 튜닝·콘셉트카를 비롯해 역대 최대 규모의 차량 전시가 이뤄졌다. 현대차 키즈존(kid’s zone), BMW의 주니어 캠퍼스 워크숍, 미국 완구 브랜드 ‘핫휠’과 디즈니 등의 장난감 차 전시 등 어린이를 위한 전시와 이벤트도 이어졌다.

이번 모터쇼는 자동차 애프터마켓 전시회 ‘2013 오토모티브위크’도 함께 열리며 볼거리가 한층 풍성해졌다.

30~31일 전시장 밖 하역장에선 배우 류시원이 감독을 맡고 있는 레이싱팀 EXR 팀106의 드리프트 시연이 이어지며 레이싱 마니아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자동차 캠핑용 트레일러를 비롯해 다양한 캠핑용품이 전시되며 최근 늘어나는 ‘캠핑족’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한 참가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모터쇼 전반적으로 노출로 주목받으려는 경향이 있었으나 단순 눈길끌기의 실효성이 낮다는 점, 브랜드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이번에는 업체마다 자제하는 분위기”라며 “대신 가족 위주 관람객을 위한 볼거리와 이벤트는 늘렸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모터쇼는 지난 1995년 첫 개최 이래 9회째를 맞는다. 부산모터쇼와 매년 번갈아 열리고 있다. 올해는 지난 28일 프레스데이(언론 사전공개 행사), 2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4월 7일까지 열린다.
모터쇼장 전경.
서울모터쇼 부대행사로 열린 ‘2013 오토모티브위크’ 중 캠핑카 및 캠핑용 트레일러 전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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