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사장은 왜 홀로 일본에 남았나

함께 간 최지성·권오현 부회장 귀국 후에도 홀로 日체류
스미토모화학 등과 별도 만찬..사업협력 논의 주목
일본 유통망 M&A 검토 등 다양한 사업 포석 해석도
  • 등록 2012-04-21 오전 8:32:00

    수정 2012-04-21 오전 3:22:44

[인천공항=이데일리 안승찬 김정남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사장이 일본에서 예정된 공식 일정을 마친 이후에도 귀국하지 않고 일본에 홀로 남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삼성에 따르면 지난 19일 일본을 방문한 이 사장은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과 함께 일본 전자업체를 방문한 이후 아직 귀국하지 않고 있다.

▲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최 부회장은 20일 오후 5시30분쯤, 권오현 부회장은 오후 11시55분쯤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을 통해 각각 귀국했지만, 이 사장은 일본에 여전히 체류 중이다.

이번 일본 출장에서 이 사장은 최 부회장, 권 부회장과 함께 새로 소니를 이끄는 히라이 가즈오 사장을 비롯해 파나소닉, 도시바 등 일본 전자업체 경영진과 만났다.

최 부회장이 귀국한 후 이 사장과 권 부회장은 일본 경단련 회장인 스미토모화학의 요네쿠라 히로마사 회장과 만찬을 함께 했다.   만찬 이후 권 부회장은 귀국했지만, 이 사장은 이번에도 다시 일본에 남았다. 이 사장은 이르면 이날 오후, 늦어도 22일에는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귀국한 권 부회장은 인천공항에서 이데일리 기자와 만나 "일본의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4월에는 경제계 지인들 간에 인사하러 다니는 게 일본의 풍습"이라면서 "특별한 사업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이 홀로 일본에 남은 것은 일본에서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엿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일본에서 삼성의 행보는 상당히 공격적인 면모를 보인다.

이 사장과 권 부회장이 만난 스미토모화학은 삼성과 LED 합작사를 설립할 만큼 협력관계가 공고한 회사다. 특히 스미토모화학의 100% 국내 자회사인 동우화인켐은 삼성전자와 20년가량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협력업체다.

현재 동우화인켐은 LG 3D TV에 사용하는 고유한 기술인 필림패턴편광안경식(FPR) 필름을 개발 중이다. 그간 삼성전자가 고집한 3D TV 기술은 `셔터글래스 방식(안경 자체가 깜박이는 방식)`이었다.

이미 LG는 OLED TV에도 FPR 필름을 입혀 3D 기능을 구현한 OLED TV를 선보인 바 있다. 삼성 역시 가격이 원가 경쟁력이 높은 LG 방식의 OLED TV에 FPR 필름을 입혀 3D OLED TV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스미토모화학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지난달에는 계열사인 삼성전기가 세계 2위 HDD용 모터업체인 일본 알파나테크놀로지를 인수하기도 했다. 삼성이 일본 현지 회사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본격적으로 일본 내수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은 일본 현지의 유통업체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낙 일본의 유통망이 해외 업체에 배타적인 성향이 강해,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아예 자체 유통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라며 "이 사장이 홀로 일본에 남아 일본 업체들과 긴밀히 협의할 게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삼성전기, 세계적 HDD 모터회사 日 알파나 인수 ☞"철옹성 뚫겠다"‥삼성, 日시장 본격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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