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입니다" 집배원·택배기사 사칭 '보이스피싱' 주의보

원격제어앱 설치·휴대전화 추가 개통 요구하기도
경찰 "본인이 신청한 적 없으면 전화 끊어야"
"수사기관은 원격제어앱, 폰 개통 요구 하지 않아"
  • 등록 2024-07-21 오전 9:00:00

    수정 2024-07-21 오후 7:27:23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선생님 앞으로 카드가 신청됐습니다” “김치냉장고를 주문하셨는데 어디로 배달하면 될까요?”

경찰 (사진=연합뉴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1일 우체국 집배원이나 택배기사를 사칭해 접근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에 대한 주의를 요구했다.

최근 수법 중 특히 주목할 만한 첫 번째 특징은 원격제어 앱을 설치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원격제어 앱은 기업에서 고객의 컴퓨터(PC)나 모바일 기기에 원격으로 접속해 서비스를 지원하는 용도로 쓰이는 정상적인 앱이다. 그러나 사기범은 이를 이용해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악성 앱을 설치시키거나 범행 마지막 단계에서 대화 내용을 삭제시키는 등 증거를 인멸하는 용도로 악용한다.

두 번째 특징은 피해자에게 새로운 휴대전화의 추가 개통을 요구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사기범은 피해자가 새로 개통한 휴대전화로만 연락하면서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도록 지시한다. 특히 피해자가 은행에 방문해 현금을 인출하는 등 외부활동 시 새로 개통한 휴대전화 대신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전화만 지참할 것을 강조한다. 이는 보이스피싱 의심이 드는 경우 은행 직원이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대화 내용 등을 토대로 범행이 발각될 위험이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사기 조직의 치밀한 사전 작업으로 분석된다.

다만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시나리오는 범인이 처음 접근해 오는 방식이나 세부 수법에서 조금 차이가 있을 뿐, 결국에는 금융감독원ㆍ검찰청 직원이라면서 피해자가 보유한 자산이 범죄수익금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금전 등을 요구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경찰청 관계자는 “평소에 보이스피싱 수법을 숙지하고 있으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며 “카드가 신청됐다거나 상품이 결제됐다는 등 본인이 신청한 적 없는 전화나 문자를 받으면 일단 전화를 끊고, 연락을 받은 전화번호가 아닌 해당 기관의 대표번호나 112로 전화해 보이스피싱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수사기관은 절대로 보안 유지 목적으로 원격제어 앱의 설치 또는 휴대전화의 신규 개통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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