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전통시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한민시장에서 만난 상인 임성헌(49) 씨는 “2018년 지방선거부터 총선까지 여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지만 지역 주민에게 돌아온 청구서는 세종시로 뺏긴 중소벤처기업부 이전이었다.
‘지역 정치 1번지’ 대전 서구 유권자, 여당 실정 비판
대전 서구에 있던 중기부와 산하 공공기관들이 야반도주하듯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동안 대전시장과 구청장, 지역 국회의원들은 다들 뭐 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며 “이들 기관이 대전에 있다고 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엄청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통시장과 중소기업, 벤처기업 지원을 담당하는 큰 기관이 떠나면서 생긴 공백에 대해 정부나 지자체, 정치권이 과연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지 대안을 마련했는지 스스로 돌아보길 바란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정부대전청사가 있는 대전 서구 둔산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태원(55) 씨는 “3년째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폐업 위기를 겪고 있다”며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어려움을 호소할 때 모른척하다가 인제 와서 해결사를 자처하면서 지지를 호소하는 출마자와 정당에 좋은 시선을 보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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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의 수부도시 천안에서도 여·야간 치열한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그간 천안시장을 비롯해 국회의원 선거구 3곳 모두를 민주당이 가져갔지만 2020년 천안시장 보궐선거 이후 국민의힘이 다시 약진하고 있다. 천안병 선거구는 양승조 충남지사의 정치적 텃밭으로 이 곳에서 윤 당선인이 승리해 천안지역 중도층의 표심이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천안중앙시장에서 만난 상인 양진오(64) 씨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집행된 후 보석으로 풀려난 구본영 시장을 전략공천하는 무리수를 강행했다. 이후 구 시장은 대법원에서 벌금형이 확정, 시장직을 상실했고 2020년 시장 선거를 다시 해야 하는 초유의 사태를 스스로 초래했다”며 “당시 민주당의 오만함에 대해 지역사회의 불만이 팽배했고 결과를 책임지려는 자세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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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상황은 예측불허다. 이번 대선에서 충북 민심은 윤 당선인을 선택했지만 충북지사를 비롯해 기초단체장 선거는 간단치 않다. 민주당 소속 현 이시종 지사가 2010년부터 내리 3선에 성공한 지역이 바로 충북이다. 3선 연임 제한으로 이 지사는 더는 출마하지 못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민주당 충북지사 후보로 물망에 오른 뒤 국민의힘 인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중 청주시장 선거가 충북지역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는 충북 인구(159만여명)의 절반이 넘는 86만명(54%)이 사는 수부도시로 여·야 모두 이겨야만 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만난 자엽업자 심현식(50·가명) 씨는 “청주 시민들은 1995년 지방선거가 시행된 이후 여태껏 단 한 번도 현직 시장의 연임을 허락하지 않았다”며 “인근 청원과 통합한 지 8년이 넘었지만 청주는 활력을 잃고 정체돼 있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인사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충북대에서 만난 대학생 윤수현(22) 씨는 “이번 지방선거는 지역의 발전과 새로운 도약을 이끌 적임자를 뽑는 선거이기도 하지만 대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의 독주를 견제하는 기능도 가져야 한다”며 “선거 과정에서 각 정당과 후보들이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포용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도 함께 제시해야 하고 청년들에게 미래의 희망을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