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블럼·딜러 없앤 전시장 '현대모터스튜디오' 가봤더니

건물 전체가 현대자동차를 모티브로 곳곳에 재미
현대월드랠리카부터 에쿠스에르메스까지 다양한 차량전시
  • 등록 2014-05-12 오전 7:03:01

    수정 2014-05-12 오전 7:03:01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서울 강남 도산사거리. 이 곳은 우리나라에서 잘 팔리기로 1, 2등을 다투는 BMW와 벤츠, 폭스바겐, 미니 등 많은 수입차 브랜드들이 커다란 엠블럼을 달고 경쟁을 벌이는 수입차 거리다. 이곳에 랜드마크를 꿰찰 명물이 새로 등장했다. 바로 현대자동차(005380)의 ‘현대모터스튜디오’다.

지난 10일 방문한 현대모터스튜디오는 그 흔한 간판이나 엠블럼을 외벽에 설치하지 않았다. 하지만 통유리벽 안쪽에 달아놓은 9대의 제네시스로 멀리서도 한눈에 현대차의 공간임을 알 수 있었다.

주차장에선 입구에서부터 발레 서비스를 제공했다. 1층으로 들어가자 건물 2층 높이의 예술작품이 눈에 띄었다. 이 작품은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UVA라는 예술가그룹의 작품으로 ‘움직임의 원리’를 표현했다. 다섯개의 큰 원반이 자건거의 앞뒤 바퀴처럼 연결된 고무벨트의 힘을 받아 돌아간다. 원반들 위로 펼쳐진 영화관 크기의 스크린에는 차를 타고 이동할 때의 다양한 풍경들이 재미나게 펼쳐졌다. 이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큐레이터 같은 직원에게서 예술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니 작은 도서관이 나왔다. 자동차 마니아의 숨겨놓은 보물창고처럼 쉽게 접할 수 없는 자동차 관련 전문서적 2500권이 준비돼 있다. 마니아를 위한 공간답게 전세계 유명 미니카도 수십여대가 진열돼 있다. 현대차 모델의 역사를 빼곡히 담은 서적도 만나볼 수 있다. 이 공간에는 이미 소문을 듣고 방문한 자동차 마니아들이 책에 파묻혀 있었다. 2층 반대편에는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커피전문점 ‘폴 바셋’도 들어와있다.

3층부터는 신형 쏘나타와 그랜저, 신형 제네시스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또 4층에는 현대차와 에르메스가 공동작업한 ‘에쿠스 바이 에르메스’를 직접 타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에쿠스와 제네시스 내장재로 쓰이는 각종 소재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도 있어 흥미로웠다.

5층에는 사진으로만 만나왔던 i20 월드랠리카 2대가 전시돼 있고 실제 대회에서 차를 정비하는 ‘피트’를 똑같이 재현했다. 단순히 차를 팔기 위한 전시장이 아닌 차의 즐거움이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현대차의 노력이 느껴졌다.

현대모터스튜디오엔 간판 뿐만 아니라 찾기 힘든 것이 또 있다. 바로 검정 양복을 입은 딜러다. 고객이 원할 때는 어디선가 숨어있던 딜러가 나와 따로 마련된 공간에서 상담을 해주지만 스튜디오안에서는 전혀 딜러를 찾아볼 수 없어 이색적이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9일 서울 도산사거리에 ‘현대모터스튜디오’를 오픈했다. 고객들이 벽에 붙어있는 ‘신형 제네시스’와 ‘에쿠스 바이 에르메스’를 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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