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 일의 외교전 활용해 국익 챙겨야

  • 등록 2014-02-10 오전 7:00:00

    수정 2014-02-10 오전 7:00:00

동아시아에서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 일본이 서로를 견제하기 위해 인접국들에 대한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양국의 러시아에 대한 구애전략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총리는 소치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나란히 참석하는 등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에 적극 나섰다.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덕담을 나누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과거사 문제에 대해 공동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높이기로 했다. 아베 총리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평화조약 체결 문제와 경제.투자 협력 강화 및 문화교류 확대 등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최대 현안인 쿠릴열도 4개 섬(일본명 북방 영토)영유권 문제도 의견을 교환했다. 아베 총리는 서방 각국 정상들이 러시아의 반동성애법 때문에 소치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불참했는데도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 관계를 막기 위해 소치를 방문했다.

중국은 최근 들어 우리나라를 자국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호의적인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시 주석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생일 축하 편지를 보냈는데, 이런 경우는 사상 처음이다. 중국은 지난달 헤이룽장성 하얼빈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세웠다. 중국은 또 우리나라가 일본의 침략 역사에 대해 국제공동연구를 추진하자는 제안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중국의 이런 조치들은 ‘한국과 연합해 일본을 제압한다’는 ‘연한제일’ (聯韓制日) 전략의 일환이다. 중국의 의도는 한·일간 영토와 과거사 갈등을 이용해 한·미·일 동맹에서 한국을 떼어 내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의 공세에 애가 탄 아베 총리는 박 대통령에게 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갖자고 수차례 제안했다. 일본으로선 역사와 영토 문제에서 한. 중의 연대를 최악의 카드라고 보고 있다. 중. 일 관계는 냉전 상태라고 말할 정도로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러시아는 이 점을 노려 국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중. 일의 각축전을 기회삼아 실리를 챙길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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