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VS 공매도]①'끝까지 해보자'..계속되는 공방

회사측 "공매도 근절 위해 대규모 CB·BW 발행 검토"
작년 4월부터 공매도 공세 본격화..이후 오래된 싸움
  • 등록 2012-11-09 오전 7:10:00

    수정 2012-11-09 오전 7:10:00

[이데일리 김기훈 김대웅 기자] 바이오시밀러 개발업체이자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068270)이 공매도 세력에 대해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딱 1년 만이다. 작년 가을에도 셀트리온은 분식회계설 등 공매도 세력에 의해 각종 루머가 난무하자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등 이들과의 전면전을 선언한바 있다.

서정진 회장의 2차 선전포고

이번에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직접 나섰다. 서 회장은 지난 7일 셀트리온제약 기업설명회(IR)에서 공매도 세력의 공격이 2년째 이어지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공매도 세력의 공격이 2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 공매도 세력에 의한 주가 이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고, 조달된 자금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주가 교란행위를 방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필요하다면 수천억원 규모의 CB나 BW를 발행해 공매도로 인한 주가 교란을 방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셀트리온의 주식 관련 사채 발행한도는 500억원이다. 서 회장은 다음달 중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정관 개정을 실시, BW와 CB 등 주식 관련 사채 발행의 한도를 확대할 계획도 밝혔다. 특정 공매도 세력 때문에 다수의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질긴 인연..“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공매도 세력에 대한 셀트리온의 강력한 저항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0월 시장에 분식회계설이 터지면서 주가가 휘청거렸다. 공매도가 진행되는 동안 셀트리온은 분식회계설 뿐 아니라 서정진 회장 도주설, 임상실패설 등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온갖 루머에 시달렸다. 상황이 악화 일로로 치닫자 회사는 공매도 세력 배후설을 강력히 제기하고 나섰다. 이후 주가는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는 듯 했다.

그러나 공매도 세력 역시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회사 측의 적극 대응으로 잦아드는가 싶던 공매도 거래는 다시 고개를 들며 셀트리온 주가를 끌어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회사는 이번에 무상증자라는 특단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셀트리온은 지난 5월 보통주 1주당 0.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회사는 당시 무증이 ‘공매도 세력 죽이기’의 일환으로 나온 것임을 분명히 했다. 수백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조치도 병행됐다. 이같은 조치는 효과가 있었다. 공매도 부담이 해소되며 당시 셀트리온 주가는 급등세를 이어갔다.

작년 4월부터 공매도 공세 본격화

셀트리온에 대한 공매도 세력의 공세가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4월부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4월19일 1만695주를 기록했던 셀트리온 공매도 수량는 20일 하루 만에 6만3053주로 급증했다. 전체 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중 역시 0.37%에서 3.14%로 높아졌다. 공매도 세력의 기세는 갈수록 거세져 5월 말까지 일 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중이 20%를 넘는 거래일이 5일이나 됐다.

당시 약세장 속에서 공매도가 주가 변동성을 키운다는 판단에 금융위원회는 3개월간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 우후죽순처럼 번지던 공매도 움직임도 한동안 잠잠해졌다. 그러나 공매도 금지 조치가 풀리자마자 이내 다시 공매도 세력은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 올해 4월12일과 13일의 경우 전체 거래량에서 공매도 수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35% 내외까지 치솟았다.

심지어 서 회장이 셀트리온제약 IR에 참석한 자리에서 공매도 세력에 대항해 주식을 소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7일에도 공매도 수량은 53만5260주로, 전체 거래량 중 34%에 달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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