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로 이사하는 저축銀…디지털 전환 속도

점포·임직원 줄이고 디지털 인프라 인력 채용↑
6월 기준 점포 265곳…9개월만에 25개 줄어
임직원도 작년말보다 225명 줄어 4년來 최저
업황 부진에 뒤늦은 전환…소외계층 배려해야
  • 등록 2024-10-15 오전 5:00:00

    수정 2024-10-15 오전 5:00:00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저축은행업계의 시장 환경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이 점포와 임직원을 줄이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른 금융권에 비해 늦은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해 효율성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그러나 디지털 디바이드(격차) 현상에 따른 소외 계층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저축은행 79개의 점포는 265곳이다. 지난해 말(276곳) 대비 11곳 감소했다. 저축은행 점포는 지난해 9월부터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9월 280곳이었던 점포 수는 분기마다 줄어들며 9개월 만에 25곳이 사라졌다. 올해 들어 SBI·OK저축은행은 각각 2곳씩 영업을 중단했다. 이어 DB·신한·융창·JT저축은행 등 4곳이 지점을 1곳씩 줄였고 페퍼저축은행과 더케이저축은행은 지역사무소와 출장소를 1곳씩 없앴다.

저축은행의 임직원도 9656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225명 줄었다. 저축은행의 임직원 수가 9600명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0년 말 이후 처음이다. 올 상반기 주요 저축은행 5곳(SBI·OK·웰컴·한국투자·애큐온저축은행)의 임직원은 3109명으로 전년 말(3192명) 대비 83명 줄었다. OK저축은행은 반년 만에 임직원 30명이 감소했고 이어 웰컴저축은행(22명), 한국투자저축은행(14명), 애큐온저축은행(9명), SBI저축은행(8명) 순으로 줄었다.

저축은행 업계는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 점포와 임직원이 줄어든 면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30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으며, 연체율도 8.36%까지 치솟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적자폭이 1년 전보다 4배 가까이 확대됐다.

이에 점포와 임직원은 줄고 있지만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계약직 인력은 대거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다른 금융권보다 디지털 전환이 늦은 상황에서 스마트폰 사용 수준이 높아진 중장년과 미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선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형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 등 실적이 좋은 금융권도 대면 창구를 줄이는 상황에서 업황이 좋지 않은 저축은행도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점포 축소는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저축은행중앙회도 중소 저축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보안 능력 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점포와 대면 창구가 사라지면서 고령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이 저축은행의 서비스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저축은행업계는 시장금리가 인하된 상황 속에서도 4% 고금리 예금을 내세우고 있는데 사실상 비대면으로만 가입을 할 수 있는 상품이 많아 모바일 기기가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은 가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일부 저축은행들이 점포를 줄이는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앱에 고령자 친화 간편모드를 도입하는 소외계층을 배려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서민금융에 소외계층이 서비스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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