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드]'기류 변화' 차기 은행연합회장 '혼선'

국감 후 '관료출신 올드보이' 귀환 우려 확산
유력 후보 홍재형 전 경제부총리 '지원 철회說'
김창록·윤용로 '고심'…무게추 민간출신 이동 관심
  • 등록 2017-11-13 오전 6:00:00

    수정 2017-11-13 오전 6:00:00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차기 전국은행연합회장 자리를 두고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 이후 ‘관료출신 올드보이’의 귀환에 대해 정치권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일면서 유력 후보들이 지원 자체를 고심하고 있다.

차기 은행연합회장 ‘0순위’로 꼽히던 홍재형 전 경제부총리의 ‘지원 철회설’이 돌면서 금융위 부위원장 출신인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과 금감원 부원장을 지낸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도 지원 여부를 두고 난처해진 상황이다. 민간출신 인사들로 다시 무게추가 옮겨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은행연합회는 이달 15일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 추천을 받는다. 후보검증 등을 거쳐 후보군을 3~4명으로 압축한 뒤 최종 후보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관심은 홍재형 전 부총리의 지원 여부다. 최근 무역협회장 후보로도 이름을 올린 홍 전 부총리가 결국 고배를 마시면서 ‘고령’의 나이가 걸림돌이 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한 고위관계자는 “경험이나 경력 등을 따져볼 때 홍 전 부총리만 한 후보가 없지만 나이의 벽을 뛰어넘기 어려울 듯 보인다”며 “협회장은 은행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금융당국 등과의 원활한 소통이 가장 큰 업무인데 그러한 점에서 홍 전 부총리는 약점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력 후보인 김창록 전 산은총재도 은행장들과 접촉하며 출마 의지를 보였지만 최근 분위기 변화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창록(68) 전 산업은행 총재와 홍재형(79) 전 부총리 등은 각각 70대와 80대를 눈앞에 둔 올드보이다. 홍 전 부총리는 1938년생으로 20여 년 전인 1994∼1995년에 부총리 겸 초대 재정경제원 장관을 역임했고 이어 16∼18대 국회의원도 지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재무부 사무관 재직 시절 홍 전 부총리가 재무부 장관, 김창록 전 총재가 선임 과장이었다.

금융계 안팎에서는 최근 빠르게 변하는 금융환경에 구세대 인사들이 잘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핀테크 시대에 언론에 거론되는 분들은 20년 전에 금융을 담당했던 분”이라며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도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등 민간출신 인사들이 다시금 세평에 오르고 있다. 관료 출신이지만 기업은행장과 외환은행장을 역임한 윤용로 전 금융위 부위원장도 은행권의 지지를 받고 있다.

금융당국이 차기 은행연합회장 인선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기류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관측이다.

금융당국 한 고위관계자는 “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출은 은행들의 결정할 문제”라며 “금융위원장 역시 민간금융협회 인사에 개입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데다 국감 당시 올드보이 귀환에 대통령께 진언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분명한 시그널이 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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