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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1단지(전용면적 51~154㎡ 1882가구) 상가 내 H공인중개업소. 대구 수성구에서 왔다는 염모(여·58)씨가 아파트 한 채를 사겠다며 현재 시세와 재건축 추진 일정,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 등을 꼼꼼히 확인했다. 염씨는 “당초 서울 강남 개포지구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할 생각있었지만 정부가 강남을 타깃한 규제책 마련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목동이나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 쪽으로 투자 대상을 돌렸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서울지하철 7호선 신풍역 인근 ‘신길뉴타운 아이파크’ 아파트 모델하우스. 개관 첫날이면서 평일인데도 모델하우스에는 30·40대 직장인 및 젊은 주부는 물론 60대 이상 퇴직자들로 북적였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김정수(61)씨는 “은행에 돈을 넣어봐야 돌아오는 이자소득이 거의 없지 않느냐”며 “이 곳 소형 아파트를 분양받아 입주 후 월세로 돌리면 짭잘한 임대수익은 물론 시세 차익도 얻을 것 같아 청약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길뉴타운 아이파크 모델하우스에는 지난 주말 사흘간 3만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펄펄 끓는 강남 재건축시장을 옥죄기 위한 정부의 추가 규제 검토 방침이 엉뚱한 방향에서 풍선효과를 낳고 있다. 정부가 강남·서초·송파구 등 이상 열기를 내뿜던 일부 지역에만 부동산 규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나서자 투자자들의 발길이 규제 대상에서 비껴날 비강남권 주요 지역 주택시장으로 발 빠르게 몰리고 있는 것이다. 저금리 기조에 주택시장 열기가 여전한 상황에서 강남만 잡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비강남권 지역 투기 열기마저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17~21일) 서울 아파트값은 0.24% 올랐다. 한 주 전(0.30%)보다는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다. 특히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10% 오르며 전주(0.42%)보다 오름폭이 크게 꺾였다. 정부가 규제 타깃으로 검토 중인 서초구와 강남구가 각각 0.05%, 0.02% 오르는데 그쳤다. 더욱이 송파구는 0.17% 하락하며 31주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반면 정부의 규제 검토 대상에서 제외된 지역들은 아파트값 상승세가 가팔랐다. 양천구 목동은 한 주 새 0.67%나 뛰었다. 목동신시가지 1단지 전용 65㎡형은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값)가 8억 2000만원에서 8억 6000만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4000만원 올랐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오는 2018년 목동 신시가지 단지들이 모두 재건축 연한(준공 후 30년)을 채우는데다 정부의 강남 재건축 규제 검토로 목동 쪽으로 투자 방향을 돌린 수요자들이 적지 않다”며 “아파트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던 집주인들도 반사이익을 기대하며 매물을 거들이거나 호가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서초·송파구에 버금갈 정도로 열기가 뜨겁지만 규제 검토 대상에서 빗겨날 가능성이 큰 강동구 재건축 아파트값도 지난 한 주 동안 0.95% 올랐다. 고덕동 K공인 관계자는“올 하반기 분양시장 ‘최대어’로 기대를 모은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고덕 주공2단지 재건축 아파트)의 높은 청약경쟁률과 조기 계약 완료(닷새만에 100% 계약)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르면서 주변 집값도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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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 센터장은 “저금리 기조에 주택시장 말고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 쪽으로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며 “정부가 강남지역을 타깃으로 맞춤형 대책을 내놓는다 해도 투자 수요는 규제를 받지 않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현재의 열기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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