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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햄버거는 간단하고 저렴하게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대표적인 음식으로 손꼽혔다. 빠르고 편리하게 먹는 것에 중점을 뒀기 때문에 맛에 대한 소비자 기대도 크지 않았다. 빠름을 강조하는 바람에 대량으로 빵과 고기를 굽고, 미리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맛을 챙기기도 쉽지 않았다. 물론 근사한 외식 메뉴에 햄버거가 이름을 올리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이런 햄버거의 위상이 높아졌다. 이제는 귀한 몸이다. 주문과 동시에 최상의 재료들을 조합해 정성을 들여 만드는 ‘수제 버거’의 등장 덕분이다. 패스트푸드 브랜드들마저 수제버거를 앞다퉈 출시할 정도다.
수제버거 열풍의 중심 ‘쉐이크쉑’
출시 직후 강남의 명물로 떠오른 ‘쉐이크쉑’은 단 하나의 매장으로 국내 수제 버거 열풍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제 버거 브랜드 중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업계 ‘주인공’이다.
쉐이크쉑 버거는 수제 버거 답게 주문 즉시 햄버거를 조리한다. 주문 즉시 빵과 고기를 굽는다. 재료도 최상의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자랑이다. 쉐이크쉑 버거에 들어 있는 고기(패티)는 항생제와 호르몬제를 쓰지 않은 소고기만을 사용한다. 채소의 신선함은 말할 것도 없다.
수제 버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맛’과 ‘재료’인 덕에 쉐이크쉑을 둘러싼 웃지 못할 해프닝도 생기고 있다. 국내 쉐이크쉑 1호점이 문을 열 때, 뉴욕의 맛을 그대로 재현하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던 것이 대표적이다. 쉐이크쉑을 운영하는 SPC는 현재 햄버거의 빵과 패티, 소스는 모두 미국에서 공급받아 쓰고 신선함이 중요한 토마토, 양파 등 채소는 현지에서 조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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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스트푸드 1~2위를 다투는 롯데리아와 맥도날드도 수제버거 열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시그니처 버거’를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수제 버거 시장에 뛰어들었고, 롯데리아 역시 올해 ‘AZ버거(아재버거)’로 수제 버거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패스트푸드점에서 파는 수제 버거지만 두 제품의 인기는 높다. 맥도날드의 시그니처 버거 매장은 약 50개에 이르고, 아재버거는 출시 한 달 만에 120만개가 팔렸다.
맥도날드 시그니처 버거의 경우 수제버거의 특징을 적극 살려 소비자가 빵과 고기, 치즈, 채소 등을 원하는 대로 조합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특히 롯데리아와 맥도날드는 수제 버거를 집 안에서도 먹을 수 있도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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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 버거는 맛과 재료를 고급화하고, 주문 즉시 만드는 방식을 택하면서 햄버거의 가격도 올렸다. 버거 하나에 6000~8000원 수준이다. 음료나 사이드메뉴를 더하면 가격은 1만원을 훌쩍 넘는다. 값싼 패스트푸드의 기존 공식을 과감히 깼다.
높은 가격에도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고 있다. 쉐이크쉑 매장에는 폭염에도 연일 2~3시간씩 소비자들이 줄을 늘어서 있다. 맛과 재료, 수제 버거의 고급스러운 감성까지 즐기기에 비싸지 않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수제버거에 대한 관심은 프랜차이즈로도 확산되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갑’으로 불리며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맘스터치’도 수제를 내세워 성장하고 있다. 주문 즉시 조리를 시작하는 수제 방식임에도 가격은 3000원 후반대로 합리적이다. 맘스터치는 보다 저렴하게 수제버거의 맛과 품질을 즐기고 싶어하는 소비자 욕구에 현재 매장만 약 900개에 이를 정도로 사업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