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방한] '한국美' 깃든 시복식…미리 가본 광화문

교황 곁엔 한복 성모상
의자엔 '건곤감리' 4패
LED 전광판 24개
1.2km 구간 50만명 운집
16일 오전 4시부터 입장
  • 등록 2014-08-14 오전 7:02:30

    수정 2014-08-14 오전 7:33:14

그래픽=이동훈 기자 ohyes200@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환영합니다. 교황 프란치스코 방문!” 교황 방한을 앞두고 서울 세종로 광화문 거리 곳곳에 내걸린 현수막이다. 교황의 4박5일 방한 일정 중 최대 행사가 바로 광화문 일대서 열린다.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이다. 시복식은 순교한 천주교 신자를 성인의 전 단계인 복자로 선포하는 일이다. 광화문광장에서 서울광장 대한문까지 1.2㎞ 구간에서 펼쳐질 시복식에는 신자만 17만명이 참석한다. 일반인을 포함해 50만명 이상이 몰릴 것이라는 게 경찰의 추산이다.

▶교황 방한 최대 행사 시복식 미리 보니=16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앞 광장 입구에는 주물로 제작한 가로 3.6m 세로 4.6m의 십자가를 볼 수 있다. 8m 높이의 단 위에 세워진다. 시복식에 쓰일 십자가다. 한국 순교자의 빛나는 영성이 세계에 알려지길 바라는 소망을 담아 세웠다.

십자가 앞에는 제단이 놓인다. 1.8m의 낮은 높이다. 많은 신자와 교감하기 위해 낮은 곳을 향하는 교황의 성품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교황 방한준비위원회는 “교황청에서 제단의 높이를 낮게 설치해 참가자들이 어디서나 교황과 눈을 마주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제단 위에는 가로 7m 세로 1.5m 높이 0.9m의 제대가 설치된다. 제대 한쪽에는 ‘한국사도의 모후상’이 놓인다. 복건을 쓴 아기예수와 비녀를 꽂은 성모가 한복을 입고 인자한 미소를 띠고 있는 조각상이다. 교황이 미사 도중 앉을 의자에는 태극기 문양인 건곤감리 4괘를 새겼다. 한국적 요소가 곳곳에 들어간 것이다.

제대 앞에는 교황을 중심으로 염수정 추기경이 왼쪽에,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오른쪽에서 선다. 미사 안에서 거행될 시복식은 세 사람의 공동 집전으로 진행된다. 크게 시복예식과 복음낭독, 교황강론으로 이뤄진다. 제대 양 옆을 비롯해 곳곳에는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 24대가 설치돼 멀리서도 미사 진행 모습을 볼 수 있다. 입장은 오전 4시부터 7시까지다. 안전을 위해 유리병 제품, 페트병 음료 등은 반입 불가다. 우산 및 금속성 물건도 소지할 수 없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symoon@


▶왜 광화문에서?=광화문광장이 시복식 장소로 결정된 이유는 한국 가톨릭 신앙의 역사가 이곳을 중심으로 흐르고 있어서다. 광화문은 조선시대 의금부·포도청·서소문형장 등 초대 교회 순교자들이 고초를 겪은 목숨을 바친 장소들과 밀접하게 연결된 지역이다. 인근 북촌은 이번에 시복되는 중국인 주문모 야고보 신부가 조선땅에 처음으로 파견돼 초기 공동체를 꾸려나갔던 곳이기도 하다.

▶복자될 124위는?=조선인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 바오로를 비롯해 남성 중심사회에서 여성 리더십을 발휘했던 여성회장 강완숙 골룸바, 정약용의 형이자 한글 교리서 ‘주교요지’를 집필한 정약종 아우구스티노, 백정 출신 황일광 시몬 등이다. 신분사회의 사슬을 끊고 신앙 안에서 인간 존엄과 평등, 이웃사랑의 정신을 실천한 이들이다. 교황이 순교자의 땅에서 미사를 직접 집전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그간 시복식은 교황청 내 시복·성을 담당하는 시성성 장관 추기경이 바티칸에서 주례하는 것이 관례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시복을 선포할 윤지충 바오로(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약종 아우구스티노, 강완숙 골룸바, 황일광 시몬(그림=한국방한준비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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