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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설명회를 마친 직후인 그해 5월 정부가 리모델링 사업시 적용되던 일조권 완화 특례조항을 없애면서 희망은 절망으로 바뀌었다. 전체 단지 중 절반이 일조권 규제를 받아 수직 증축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결국 이 아파트는 일반분양 물량을 확보할 수 없어 사실상 리모델링 사업을 접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수직 증축을 통해 가구 수를 늘려야 사업비를 확보할 수 있는데 갑자기 일조권 규제가 불거져 일반 분양이 불가능해졌다”며 “입주민들은 당초 기대감이 컸지만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길이 막히니 사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 아파트 절반이 리모델링사업 불가능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이 최근 수직 증축 리모델링 사업에서 일조권 규제가 미치는 영향을 처음 분석한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에 대응한 서울시 정책 방향’ 보고서가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수직 증축 리모델링 연한(준공 15년)에 도달하는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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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지 노후 아파트가 많아 강북권 수직 증축 리모델링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노원구 상계동에서도 일조권 규제로 발목이 잡혔다. 지하철 4호선 상계역과 접한 초역세권 단지인 B아파트(1989년 준공 1590가구)는 9개 동으로 이뤄졌지만, 북쪽에 3개 동이 접해 충분한 일반분양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동훈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장(건축사)는 “수직 증축 리모델링 사업성 확보 차원에서 일조권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국토부에 수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일조권 때문에 정북 방향 동 수가 적고 인동 간격이 확보된 대단지 외에는 사실상 리모델링 사업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전문가 “규제 완화 필요”
업계는 일조권 규제가 수직 증축 허용 취지에 맞지 않는 만큼 단지 인근에 주거지가 없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 중인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정북 방향이라도 단지와 접한 부분에 상가나 공공시설 등이 있다면 일조권에 별 영향이 없어 규제가 불필요하다”며 “현 상황에서는 소규모 단지는 물론 대단지 중에서도 사업성이 확보가 힘든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일조권 규제 강화 이전에 준공된 아파트는 사업성 확보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권영덕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조권 규제 강화 시점(1992년 6월)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건축심의를 거쳐 최소한 준공 당시 규정 내에서 사업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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