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발행 는다는데"…보험사에 약?독?

9월부터 월 발행량 10% 이상 증가
평가손에 RBC비율 추가하락 예상
"단기 독, 중장기 약으로 작용할 듯"
  • 등록 2013-08-14 오전 6:00:01

    수정 2013-08-14 오전 6:00:01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정부가 예산 확보를 위해 국고채 발행을 늘리려는 가운데 보험사들의 재무 건전성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 약(藥)보다는 독(毒)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단위: 억원. (자료: 기획재정부)
13일 정부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9~12월 국고채 월평균 발행량은 7조 96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월평균 발행량(7조 800억원)보다 12.4%(8800억원) 늘어난 수치다.

다음 달부터 국고채 발행량이 늘어나는 것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때문. 박근혜 정부는 지난 4월 17조 3000억원의 추경예산 편성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국고채 월 평균 발행량은 올해 1~4월에는 6조 7000억원 수준이었지만, 5월을 기점으로 8월까지 월평균 8000억원가량이 늘었다. 올해 총 국고채 발행 규모가 총 88조 5000억원인 점을 고려했을 때 남은 4개월 동안 월평균 7조 96000억원의 물량이 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에서는 국고채 발행량이 늘어나게 되면 물량 부담에 따라 금리가 올라 재무 건전성의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출구전략 발언 이후 발생한 채권 평가손실로 위험기준자기자본(RBC) 비율이 떨어진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기 때문.

RBC비율은 보험사 재무 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금리·보험·시장·신용·운용 등 위험을 5가지로 세분화해 수치화한 것을 말한다. 특히 금융감독당국의 권고 수준인 RBC비율 200%를 밑도는 보험사들은 재무 건전성 관리에 비상등이 커졌다.

지난 6월 말 기준 손해보험업계는 삼성화재(000810)(404.9%)와 동부화재(005830)(231.4%), NH농협손해보험(280.9%), 더케이손해보험(201.3%)을 제외하고 모두 RBC비율 200%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같은기간 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032830)은 335%를 기록해 지난 3월 말보다 RBC비율이 73% 포인트나 하락했다. 한화생명(088350)도 약 6%포인트 하락한 208.8%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일부 보험사들은 유상증자 또는 후순위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000370)은 1500억원의 유상증자를, 메리츠화재(000060)는 200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 중이다. 일각에서는 채권 금리의 상승은 중·장기적으로 이(자율) 차익과 자산·부채 간 듀레이션 갭(Gap)을 줄여주는 등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국고채 물량 증가는 단기적으로 RBC비율에 악영향을 피할 수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금리 역마진을 줄여줘 이를 상쇄하는 효과가 있다”며 “다만 RBC비율을 산출할 때 자회사의 위험이 반영되는 등 제도가 강화되는 추세여서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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