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뮌헨 = 오상용 기자]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 선두 업체인 독일의 BMW가
현대자동차(005380)에 대해 묘한 평가를 내놨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얕잡아 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위협적인 상대는 아니라고 했다.
| ▲ 이안 로버슨 총괄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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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로버슨(Ian Robertson) BMW그룹 세일즈 마케팅 총괄사장은 13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2012년 연례기자 간담회`에서 "유럽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현대차를 얕보지 않는다"면서 "미래 전략을 개발하는 데 있어 우린 모든 경쟁사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슨 총괄 사장은 BMW그룹의 이사회 멤버이자 노버트 라이트호퍼 회장에 이어 그룹내 서열 2위 인물이다. 로버슨 사장은 "현대차는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는 기업"이라면서 "대량 양산하는 대중차 시장에서 그렇다"고 평가했다.
군터 지만(Guenther Seemann) BMW 아태평양지역 담당 사장도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량이 늘고 있는 것은 단순히 저렴한 가격 때문만은 아니라고 했다. 지만 사장은 "(현대차의) 성장 추세가 장기에 걸쳐 이어지고 있는 것은 현대차의 품질 향상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BMW는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의 존재가 위협적이진 않다고 선을 그었다.
| ▲ 헤르베르트 디이스 총괄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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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베르트 디이스 (Herbert Diess) R&D 담당 총괄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대차는 우리와 10년 정도의 기술격차가 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5월 기아차가 출시할 K9에 대해서도 "본 적이 있다"며 "디자인이 우리 제품(BMW 7시리즈)과 비슷하다"고 평했다.
로버슨 사장도 "BMW는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대중차 중심의 현대차와 직접적인 경쟁구도를 논하는 것에 거리를 뒀다.
앞서 지난 7일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 참석했던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BMW 320d의 가격이 5000만원대라는 말을 듣고 "비싸다. 그게 다 (BMW의) 작전이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사장의 BMW 본사 방문과 관련해 디이스 사장은 "BMW i3와 BMW i8 등 우리 전기차의 배터리 부문에서 SB리모티브와 장기 협력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SB리모티브는 지난 2008년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와 삼성SDI가 설립한 합작사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그는 `BMW가 삼성의 모바일 기술도 채택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현재는 애플의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이라며 "삼성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면 모바일 부문 협력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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