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값 역주행..'소비자 불만'[TV]

  • 등록 2012-02-16 오전 1:51:45

    수정 2012-02-16 오전 1:51:45

[이데일리 서영지 기자] 국산 차들이 연식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차량 가격을 잇따라 인상하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반면 수입차들은 시장 확대를 위해 오히려 가격을 내리고 있는 추셉니다. 서영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산 차들이 최근 상품성 개선모델이나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적게는 20만원부터 많게는 60만원 이상 올려 받고 있어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005380)는 쏘나타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하면서 기존 세타엔진 대신 차세대 중형엔진인 누우 2.0엔진을 적용했습니다.

새 엔진 적용으로 출력과 엔진이 향상됐지만 가격도 덩달아 모델별로 20만원씩 올랐습니다.

기아자동차(000270)도 쏘나타와 마찬가지로 K5의 엔진을 누우엔진으로 바꾸고 일부 편의사양을 추가하면서 가격을 45만~65만원 올렸습니다.

모델별로 후방주차보조시스템, 운전석 파워시트, 전자파킹브레이크 등의 편의사양이 더해졌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올뉴SM7에 편의사양 등을 추가하면서 모든 모델의 가격을 최소 10만원에서 62만원 올렸습니다.

지난해 8월 출시된 지 불과 5개월여만입니다.

이번에 추가된 편의사양은 스마트카드를 소지하고 차에서 떨어지면 문이 자동으로 잠기는 기능과 운전석 파워시트, 가죽시트 등입니다.

가뜩이나 경기도 안 좋은 상황에서 과도한 옵션과 편의사양 장착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국내 자동차회사들에 대해 소비자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합니다.

이데일리 서영지입니다.

(앵커) 가격을 인상했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텐데요. 자동차회사들이 얘기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상품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이유입니다. 가령 후방주차보조시스템이나 가죽시트 등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사양을 옵션이 아닌 기본사양으로 장착하되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해 소비자의 효용을 극대화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저해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최근 경기침체로 자동차 내수 판매가 급격히 줄고 소비심리가 냉각하는 상황에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로서도 반갑지 않은 소식입니다.

(앵커) 최근에 현대차가 일부 차종에 대해선 가격을 내렸다고 하는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차종인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대해 기존 최하위 모델에서 110만원이나 저렴한 스마트 모델을 새로 내놨습니다.

기존 기본모델인 프리미어 모델에서 가죽 스티어링 휠, 인조가죽 도어센터 트림 등 일부 편의사양을 빼고 가격을 낮춘 모델을 추가한 것인데요. 결과적으로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이 내린 셈입니다.

현대차는 왜건형의 i40에 대해서도 기본 트림에서 천연 가죽시트 등 고급사양을 빼 가격을 무려 230만원이나 낮춘 스마트 트림을 추가했습니다.

잘 안 팔리는 차종들에 대해 이 같은 가격 전략을 선보였는데요. 소비자들은 이처럼 불필요한 옵션 장착 대신 가격 거품을 뺀 모델들을 선호하는 분위깁니다.

(앵커) 국산 차와 달리 수입차들은 최근 가격을 인하하는 분위기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판매부진에 시달렸던 한국도요타는 올해 신형 캠리를 출시하면서 가격을 기존 모델보다 100만원이나 내렸습니다.

3390만원으로 국산차 그랜저와 비교해도 불과 270만원 차이로 좁혀졌습니다.

지난해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를 출시하며 기존 모델보다 200만원이나 인상했던 점과도 대조됩니다.

폭스바겐은 스포츠 쿠페형인 시로코 R라인을 국내에 처음 출시하며 가격을 4220만원으로 책정했습니다. 유럽 판매 가격보다 저렴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오는 23일 신형 3시리즈를 출시하는 BMW도 기존 모델과 비슷한 가격대로 출시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앵커) 수입차들이 이처럼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작년 수입차 시장이 10만대를 넘어선 이후 올해는 12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입차 업체들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공격적인 판매 전략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 EU 자유무역협정에 이어 올해 한미 자유무역협정 발효까지 예상되면서 유럽산 혹은 미국산 자동차의 관세 인하로 가격 인하 여지도 생겼습니다.

실제 지난해 이후 업체들의 공격적인 가격정책으로 수입차 소비층도 과거 40~50대에서 30대로 넓어지기도 했습니다.

수입차들의 판매가 날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산 차들도 좀 더 유연한 가격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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