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팬택, 휴대폰용 칩 관세소송 `승소`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휴대전화 필수부품인 복합반도체칩(MCP)에 부과한 관세를 둘러싸고 휴대전화 업체와 관세 당국이 벌인 3000억원대 소송에서 업체들이 사실상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LG전자(066570)가 225억여원의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취소해 달라며 서울세관장을 상대로 낸 관세 등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같은 법원 행정4부도 도시바와 팬택계열이 세관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각각 420억여원과 37억여원의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MCP는 플래시메모리와 에스램(SRAM) 기능이 함께 들어 있어 컴퓨터나 휴대전화 데이터 장치에 쓰이는 장치로, 업체들은 지난 98년 5월부터 2004년 5월까지 이를 수입하면서 관세율 0%의 집적회로로 신고했다.

이에 대해 관세 당국은 MCP를 관세율 0%의 집적회로(HS 8542)가 아닌 관세율 8%의 기타 전기기기(HS 8543)로 분류, 삼성전자(005930)에 1500억여원, 도시바에 420억여원, LG전자에 225억여원 등 140여개 MCP 수입업체에 총 3000억원대의 관세를 부과했다.

재판부는 "MCP는 플래시 메모리와 에스램을 단일 패키지 내에 층층이 쌓은 물품으로, 플래시 메모리와 에스램은 휴대전화 등 메모리가 필요한 각종 전자기기에서 프로그램과 각종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휴대전화는 통신 프로토콜이 없다면 본질적 기능을 할 수 없고 현대에는 기술 발달과 융합으로 음성정보 외에 영상, 문자정보 등 송수신 도 휴대전화 작동과 조작에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MCP가 독립된 고유의 기능을 가진 전자기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변론이 종결돼 조만간 선고가 이뤄질 삼성전자의 1500억대 관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도 이번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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