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G2X "생각만큼 안팔리네"

지난 8월 이후 총 37대 판매..지난 11월에는 1대 팔려
GM대우 "수익성을 위해 들여온 車 아냐..브랜드 이미지 제고 목적"
전문가들 "현실성 없는 車들여오기 보다 실질적 라인업 구축 시급"
  • 등록 2007-12-05 오전 9:30:00

    수정 2007-12-05 오전 9:30:00

[이데일리 정재웅기자] GM대우가 국내에 새로운 스포츠카 영역을 개척하겠다며 미국 새턴사로부터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G2X'의 판매가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GM대우의 G2X는 지난 8월 10대를 시작으로 공식 출시한 9월에 16대, 10월 10대에 이어 지난 11월 1대 등 지금까지 총 37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9월 공식출시 전에 판매된 것으로 통계에 잡힌 8월의 10대 마저도 영업소 등에 전시하기 위해 대우차판매(004550)가 구입한 것이다.이같은 추세라면 당초 GM대우의 G2X 판매목표로 알려진 연 300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G2X는 GM계열사인 미국의 새턴사가 미국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차량으로 미국에서는 '스카이 레드라인'으로, 유럽에서는 '오펠 GT'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국내에서는 GM대우가 미국의 새턴사가 생산한 차량을 그대로 수입, GM대우 엠블럼만 붙여 판매 및 정비만을 담당하는 차량이다.

G2X는 최첨단 가솔린 직접 분사 방식의 1998cc 4기통 에코텍(ECOTEC) 엔진을 장착, 동급 최대 출력인 264마력과 최대 토크(36kg.m)를 자랑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 시간 5.5초(수동변속기 기준)와 최고 속도 227km/h다.

따라서 순간 가속능력과 주행능력이 매우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거의 전무한 수납공간과 실내사양이 불편해 독특한 외관 이외에는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4390만원이라는 가격도 매우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또 기존 차량보다 실용성이 떨어지는 데다 오직 주행 성능만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에는 아직 로드스터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국내 사정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 사장은 지난 8월 열린 출시행사에서 "G2X는 수익성을 고려해 들여오는 모델이 아니다"라며 "현재 한국의 로드스터시장은 매우 작으며 판매신장보다는 GM대우의 이미지를 젊은층에게 더욱 강력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 GM대우 G2X(사진 왼쪽)와 G2X의 원래 모델인 새턴 스카이 레드라인(사진 오른쪽).

GM대우 관계자도 "최근 겨울철이어서 G2X의 판매량이 많이 줄었다"면서 "여름철이나 가을철이 되면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차량은 GM대우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들여온 것이며 판매 볼륨을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업계 전문가는 "판매신장을 위해 들여온 모델이 아니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판매실적은 필요하다"며 "GM대우로선 현실에 맞지 않는 차종을 들여오기 보다 지속적인 기술 개발 등을 통한 풀라인업 구축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이 전문가는 또 "GM대우가 지난 4개월간 르노삼성에 내수시장 3위 자리를 내 준 이유도 라인업 부족과 브랜드 이미지 실추가 가장 큰 이유"라면서 "르노삼성에서 QM5를 내놓은 만큼 또 다시 GM대우를 궁지에 몰아넣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GM대우가 왜 무리해서 G2X를 들여왔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며 "한달에 고작 한 대를 판매해 GM대우의 이미지를 얼마나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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