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지역균형발전"…혈세 파수꾼 예타 문턱 낮춘다

기획재정부, 올해 상반기 개편안 마련키로
경제성 평가 비중 낮추고 예타 기간 단축
평가요소에 '사회적 가치' 항목 반영키로
“지방 어려움 고려” Vs “예산 낭비 우려”
  • 등록 2019-01-28 오전 5:00:00

    수정 2019-01-28 오전 6:48:09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국책사업의 사업성을 판단하는 예비타당성조사(예타)가 20년 만에 전면 개편된다. 평가 방식이 바뀌고 예타 기간이 단축된다. 정부는 경기부양,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무분별한 개발로 혈세가 낭비될 것이란 우려도 만만찮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예타 종합발전방안’을 연내에 발표하기로 했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예타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다”며 “지역균형발전을 고려해 틀을 바꾸려고 한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타 제도를 전면 개편하는 것은 1999년 도입 이후 20년 만이다.

우선 기재부는 예타 평가 방식을 바꿀 계획이다. 현재는 건설 사업의 경우 예타 평가요소가 경제성(35~50%), 정책성(25~40%), 지역균형발전(25~35%)이다. 지방에선 예타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경제성 비중이 높다 보니 자금과 사람이 몰린 수도권이 유리했기 때문이다.

이에 기재부는 평가 요소에 ‘사회적 가치’ 항목을 넣고 경제성 비중을 축소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의원 시절 대표발의한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안’에서 인권, 노동권, 근로조건 향상, 안전, 생태, 사회적 약자 배려, 양질의 일자리,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등을 ‘사회적 가치’로 명명했다.

예타 기간도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기재부 운용지침에 따르면 예타 수행기간은 6개월이 원칙이다.

하지만 기재부가 집계한 결과 현재 조사기간은 평균 15개월이었다. 예타를 수행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 조사기간 중 사업계획 변경 등으로 예타 기간이 늘어나는 일이 반복되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역의 공공 인프라 사업들은 인구가 적기 때문에 자연히 예타를 통과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예타 면제·개편을 시사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오는 29일 오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무회의가 끝난 뒤 예타면제 결과를 발표한다. 17개 시도, 총 사업비 61조원에 달하는 사업에 대한 심사 결과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장은 “예타는 국가 예산의 효율적 운영, 무분별한 토건 사업 낭비를 막을 수 있는 제도”라며 “예타를 완화할 게 아니라 예산 낭비에 대한 책임과 처벌 규정을 신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열린 차담회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시급한 지역 인프라 사업에서는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하는 트랙을 시행하고 있다”며 “원활하게 균형발전이 이뤄지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제공]


17개 시도가 예타 면제를 신청한 사업 33건 명단과 사업비. 지자체 최초 신청 사업에서 철회, 추가 등 수정된 내역임.[출처=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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