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선주들, 선박구매 위해 한국 찾았다..수주 임박

수주절벽 조선, 이란 수주 물꼬틀지 관심
“이란 선주들, 최저가 여부 확인..결심한 듯”
  • 등록 2016-06-19 오전 9:00:29

    수정 2016-06-19 오전 9:00:29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 야경. 현대중공업 제공.
[이데일리 최선 기자] 이란 측 선주들이 한국을 직접 방문해 선박 발주를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란은 서방의 경제 재제가 해제된 후 기회의 땅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조만간 선박 건조계약 수주 물꼬를 트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모아진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란 국영 유조선회사(NITC) 등 이란 측 5개 선주 관계자들이 지난 16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해 한국 선박에 대한 분석을 검토한 후 본국으로 돌아갔다.

이들 이란 선주들은 한국선급(KR)을 직접 찾아 한국 조선업체들의 신조 선가 추이와 전망을 문의했다. 이에 대해 한국선급 측은 한국의 선가가 바닥을 친 상황이며 향후 가격이 오를 수 있기 때문에 현재가 수주계약을 맺을 적기라고 설명했다.

한국선급 고위 관계자는 “16일 이란 선주 다섯명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 조선 가격이 바닥을 친 것이라고 누누히 강조했더니 선주 측도 (구매를) 결심하는 것 같았다”며 “철강 가격이 바닥을 친 상황이어서 철강제품 가격이 곧 오르기 때문에 지금 계약을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계속 계약 시점만 기다리다가는 뱃값이 올라서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된다고 설명했는데 이번 만큼은 조선 발주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009540)그룹, 대우조선해양(042660), 삼성중공업(010140) 등 조선 빅3는 이란 시장 진출을 타진 중이다.

현대미포조선(010620)은 2007~2008년 이란 선주 IRISL로부터 대형 벌크선 6척, 석유화학운반선 10척 등 계약을 맺고 선수금을 받았지만 경제 제재가 시작되면서 불발됐다. 지난달 이와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재계약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IRISL은 현대중공업과도 최대 6척의 1만45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하나를 실을 수 있는 규모)급 컨테이너선 계약과 관련한 협상을 하고 있다. 중국 국유 조선사 CSIC의 자회사인 다롄선박중공업과 경쟁하는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우리 선박 제품이 중국 제품보다는 비싼 가격이지만 한국 선박에 대한 프리미엄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며 “선주 입장에서는 향후 선박을 중고시장에 내놓아도 높은 값을 받을 수 있어 협상에서 불리하기만 하진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란 선주들이 보유한 현금이 없다는 이유로 선가 95% 정도에 달하는 선박금융 등 과도한 자금 조달을 요구하고 있어 국내 조선사들이 입맛만 다시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한 최근 일부 금융기관들이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을 꺼려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RG란 선주가 주문한 선박을 제대로 인도받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해 금융기관이 보증을 서주는 보험 개념이다.

최근 현대중공업은 액화천연가스(LNG)선 2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지만 은행권의 RG 발급 회피로 수주가 취소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이후 KEB하나은행이 RG 발급을 재개하기로 해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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