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조환익 한국전력(015760) 사장(사진)은 국내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한 명이다. 매일같이 ‘007작전’처럼 하루를 보낸다. 그는 지난 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12일 동안 전국을 누비며 약 4800km를 이동했다. 서울-부산(416km)을 11번 오갈 수 있는 거리다.
지난 2일엔 나주에서 천안까지 KTX를 타고 이동한 뒤, 열차를 갈아타고 다시 경주로 내려갔다. ‘2015 전력산업기술기준 주간(KEPIC-Week)’ 행사에 참석해 10분 간 축하 연설을 하기 위해서다. 연설을 끝내자마자 다시 서울로 이동했다.
서울에 도착하니 오후 5시 30분. 폭우가 쏟아졌다. 30분 후 칠레 석유공사 사장 일행과 만나기로 한 약속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대기 중인 차에 몸을 싣고 가슴을 졸이며 양재동 한전아트센터로 향했다.
조 사장은 “세계 최초로 전력시장을 개방한 칠레가 가스복합발전 2기를 건설하는데, 민자발전(IPP) 파트너로 일본의 미쓰이와 미쯔비시, 한국의 삼성과 한전, 이렇게 4곳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괜찮지만 미쓰이나 미쯔비시에게 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약속에 늦어서는 안되는 상황이었습니다”고 설명했다.
이는 조 사장의 좌우명인 ‘음수사원(飮水思源)’을 전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기도 하다. 물을 마실 때 그 물의 근원이 어디서 왔는가를 생각한다는 사자성어로, 세상 모든 일이 혼자의 힘만으로는 되는 것이 없다는 의미다.
나주로 이전한 지 10여개월, 65세의 나이에도 이처럼 바쁜 일정을 소화해 낼 수 있는 것은 올해부터 담배를 끊은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그는 밝혔다.
조 사장은 “금연의 계기는 올해 초 받았던 코 수술이었다. 수술 후 2주 동안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가장 힘든 시간을 그렇게 견뎌냈더니 금단현상 없이 잘 끊을 수 있었다. 피곤한 것도 없어졌다”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담배를 끊은 덕분인지 그의 얼굴엔 화색이 돌았다.
그는 “저야 이제는 (퇴임까지) 남은 날을 헤아릴 수 있으니까 다행이긴 하지만, ‘후임자가 3년 동안 이 생활을 하려면 정말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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