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은 고통분담 외면 말아야”…당·청 연금개혁 공감대

  • 등록 2014-09-24 오전 6:05:00

    수정 2014-09-24 오전 9:25:50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새누리당이 최근 세 번에 걸쳐 진행한 이른바 ‘3대 개혁’ 관련 토론회는 저마다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지난 16일 규제개혁 토론회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반면 공기업개혁을 다룬 19일 토론회는 양대노총의 피켓시위 속에 긴장감이 연출됐다. 급기야 22일 공무원연금 토론회는 시작 전부터 행사장을 가득 메운 공무원노조원들의 강력 저지 속에 무산됐다.

사실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필두로 소위 3대 공적연금으로 불리는 군인연금과 사학연금도 ‘메스’를 댄다는 중장기 목표를 갖고 개혁전선에 나섰다. 그러나 시작부터 예상보다 거센 저항이 표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성공할지)’과 ‘이번에도?(실패할지)’ 의 기로에서 여의도 정가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다.

공무원연금 토론회가 무산된 지 하루만인 23일 새누리당 내에서는 일단 개혁은 불가피한 과제이고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주로 개혁작업을 선두에서 추진하는 이들에게서 나온 목소리다.

새누리당 경제개혁특위 내 연금개혁분과 위원이기도 한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현안브리핑에서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공무원들 역시 더 이상 고통분담을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한국연금학회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기초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 공무원 연금 개혁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다음달 구체적인 개혁안을 확정하고, 내년 상반기내에는 관련 작업을 매듭짓는다는 방침이다.

같은 분과 위원인 이철우 의원도 원내대책회의에서 “공무원 연금이 과도하게 설계된 부분이 있고, 그래서 개혁을 세 번 했는데도 반대에 부딪혀 과감하게 못했다”며 “국민대타협 형식을 빌려서 기존 수급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현직에 있는 사람들이 더 내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당·청회의 등을 통해 개혁의 공감대를 폭넓게 형성한 만큼 여당 내에서 표면적인 반대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 분위기다. 이한구 의원 등 당 특위를 주도하는 이들 뿐만 아니라 안종범 경제수석은 청와대 비서진 합류 직전까지 당에서 연금개혁분과장을 지낸 연금 개혁론자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올초 대국민담화를 통해 공무원연금 등 3대 공적연금 개혁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일부 개혁작업을 주도하는 의원들을 제외하면 적극적인 목소리도 눈에 띄지 않는다. 당 관계자는 “2016년 총선까지 선거가 없는 시기라고는 하지만, 20대 총선의 표심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의원들 입장에서는 발언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당 지도부 역시 현재까지는 규제개혁·공기업 개혁 등 다른 의제와 달리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서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는 수준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정운영의 파트너이기도 한 공무원사회의 조직적 반발을 우려, 절충점을 찾거나 사기진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돼 향후 논의과정이 주목된다.

공무원 출신인 김상훈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요즘 공무원 사이에서 정부를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 섭섭하고 차갑다’는 것인데 이런 부분에 대해 여당도 공무원 입장을 감안해서 합리적 절충점을 찾아가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이완구 원내대표도 “공무원은 개혁의 대상이자 주체”라며 “공무원을 이해하고 끌어가고 지원하는 입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함께 하자”고 답했다. 주호영 정책위의장도 이날 한국노총과의 정책협의회 구성 자리에서 “노사정위원회와 당 특위가 엇박자를 낸 것에 대해 챙겨보고 협의에 소홀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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