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애플의 40% 이익률‥삼성과 무엇이 달랐나

단일모델 전략에 디자인도 지속..원가경쟁력 극대화
제조기반 없어 값싼 노동력..협력사 이익률은 1%대 대비
"스마트폰 점차 대중화..애플 프리미엄 전략도 위기"
  • 등록 2012-04-26 오전 7:10:05

    수정 2012-04-26 오전 7:35:18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애플이 40%에 육박하는 수익성을 보여주는 괴력을 발휘했다. 24일(현지시각) 애플은 1~3월 영업이익률이 39.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37.4%)보다 수익성이 더 좋아졌다.

애플의 유일한 경쟁자인 삼성전자의 신종균 무선사업부장(사장)도 "엄청난 실적이다. 우린 아직 멀었다"고 입을 딱 벌릴 만큼 대단한 기록이다.

삼성전자(005930)의 1분기 스마트폰 판매 추정치는 4000만대 이상. 삼성이 판매 규모는 애플(3506만대)을 무난히 넘어설 전망이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차이가 크다. 삼성전자 휴대폰부문의 영업이익률 추정치는 20% 내외로 애플보다 한단계 아래다.

애플의 수익성이 극대화될 수 있었던 것은 '단일 모델 전략' 때문이다. 애플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극도로 단순하다. 스마트폰에서는 '아이폰'과 태블릿PC는 '아이패드' 한 모델뿐이다. 메모리의 용량만 달리해서 팔 뿐, 모양도 같고 성능도 같다.

이에 비해 삼성은 모델의 다양성을 추구한다. 통신사나 지역별 소비자의 특성에 맞게 제품을 다양하게 내놓는다. 같은 갤럭시라도 크기와 디자인, 성능이 천차만별이다. 신흥시장을 위한 보급폰도 더 내놓을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원가경쟁력은 놀라운 수준"이라며 "모델의 수가 워낙 적기 때문에 같은 부품을 대량 구매하게 되고, 이는 제품의 원가경쟁력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애플은 모델이 변경되더라도 큰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이 때문에 사실 내부에 들어가는 부품의 변경도 많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애플은 제조 기반이 없다. 중국의 팍스콘 등 전세계의 값싼 노동력을 찾아다닌다. 국내 제조기반을 어느 정도 유지해야하는 삼성과는 조건 자체가 다르다.

원가경쟁력 측면에서 극대화 전략을 추구하는 애플 입장은 엄청난 이익을 남기지만, 협력업체는 애플의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다. 애플은 협력사의 과도한 의존도를 극도로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상 경쟁을 시켜 긴장감을 높이고 언제든 내칠 준비를 해놓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플 납품업체는 "애플이 워낙 큰 고객이기 때문에 모든 까다로운 요구를 맞춰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이폰 제조업체인 팍스콘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14%에 불과하다. 아이패드와 맥북을 조립하는 업체의 이익률도 대부분 1%대에 그친다.

애플이 지금처럼 높은 수익성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많다. 스마트폰이 점차 대중화되면서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된 애플의 단일 모델 전략이 도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인 SA의 네일 모슨 이사는 "애플의 프리미엄 제품만 고집하는 업체로 남을 것인지, 중저가의 보급폰 시장에 진출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의 상징이던 스티브 잡스의 사망 이후 애플이 예전만큼의 혁신적인 제품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팀 쿡 체제로 접어든 이후 애플이 내놓은 아이폰4S와 뉴아이패드는 아이폰5와 아이패드3가 아니었고 소비자도 다소 실망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에 대한 반사 효과로 삼성 갤럭시S3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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