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증시를 보는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내용이다. 지난 9월 중순 이후 코스피는 300포인트(11.5%), 코스닥은 150포인트(16.7%) 하락했으니 이제는 ‘바닥’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면서다.
수치만 보면 내릴 만큼 내린 것 같음에도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증권가 반응은 보수적이다. 미국의 고금리와 기업 실적 등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가 여전히 불확실한 탓이다.
29일 이데일리가 국내 주요 증권사 5곳의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현재 우리 증시의 상황과 향후 전망, 투자 전략 등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센터장은 연말까지 큰 폭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일부 센터장은 지난주 2300선 아래로 떨어졌던 코스피 지수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센터장 다수는 현재 우리 증시가 지나치게 저평가 돼 있다고 판단하고 이에 따른 투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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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장들이 연말까지 증시가 어려움을 지속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실적 때문이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4분기와 내년 상반기 경기와 실적 둔화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며 “연말까지는 위험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코스피가 현재의 2300선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실적 모멘텀 부족 등에 따라 연말까지 코스피가 2250에서 250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본다”며 “2300선 이하로 추가 하락이 가능할 수 있고, 연말까지 주가 복원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의 연 저점을 2200선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남은 전반적인 증시 전개는 박스권 흐름에서 등락을 반복하면서 짧은 기술적 반등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美 금리에 움직이는 韓 증시…“FOMC부터 확인해야”
이처럼 전망이 밝지 않은 국내 증시가 그나마 숨통을 트일 수 있는 것은 미국 금리의 향방이라는 판단이다. 센터장들은 우선 이번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발언을 확인하고 움직여야 한다고 제안한다.
김지산 센터장은 “FOMC를 지나며 연준의 고금리에 대한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코멘트가 나와야 시장이 어느 정도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경수 센터장도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전망이나 금리 급상승 등과 관련해 완화적 발언 여부를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종우 센터장은 “국채 발행은 규모가 증가할 경우 시장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 개인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이벤트”라고 했다.
악재 과하게 반영하기도…“조심스럽게 분할 매수 전략”
연말까지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미국의 고금리 우려와 이스라엘과 파키스탄 전쟁 등 변수가 남아 있지만, 현재 주식시장이 악재를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판단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조심스러운 투자전략을 펼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오태동 센터장은 “알파벳 등 실적 발표 이후 기술주 매도세가 이어졌는데 자세히 보면 실망스러운 수준이 아니다”라며 “주식시장이 악재를 과도하게 반영하는 국면으로, 저평가 메리트가 존재하는 업종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산 센터장도 “코스피 2300이면 충분히 단기적으로 과매도 구간이라고 볼 수 있다”며 “분할 매수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지수로, 지금 전체적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은 부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에서는 채권 투자 전략을 세우는 방안도 제시됐다. 서철수 센터장은 “여유가 있다면 미국 장기채 투자가 괜찮다”며 “상반기에는 미국 단기채 투자 얘기가 있었는데, 미국 10년 장기채 금리가 연 5%이니 매우 매력적으로 미국 장기채로 옮겨도 될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달러를 확대하는 투자 전략도 제안했다. 서 센터장은 “직구를 하듯 통화 다변화 차원에서 달러를 안정적으로 키워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