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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높던 벤츠가 달라졌다. BMW와 아우디 등 경쟁 브랜드가 10% 할인을 해도 끄떡 없었던 벤츠가 수입차 1위 굳히기에 돌입하면서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벤츠 매장. 평일 오후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젊은 여성부터 백발의 남성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영업사원 A씨는 비어 있는 상담 의자를 겨우 찾아 기자를 자리로 안내했다. E클래스 구매를 위해 가격을 알아보러 왔다고 하자 A씨는 “E클래스는 요즘 물량이 배정 받으면 금세 나간다”면서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차량을 소개했다. 특히 작년 말에 6090만원의 엔트리 트림인 E200 아방가르드가 출시되면서 인기가 더욱 높아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 차급 아래인 C클래스의 주력 트림인 C220d의 가격은 5750만~5860만원. 200만원 정도만 추가하면 E클래스를 구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가격 때문에 머뭇거리는 듯 하자 A씨는 프로모션 가격이 적힌 표를 꺼내 보이며 벤츠의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개월 수에 상관없이 100만원을 할인해주고, 거기다 추가로 지원금 150만원을 주겠다고 했다. 조금 더 할인해줄 수 없냐고 집요하게 물어보니 A영업사원은 마지못해 “오늘 계약하시면 150만원 더 지원해 드릴게요. 다음달 되면 이 가격은 보장해 드릴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E클래스(E200 아방가르드, 6090만원)를 450만원 할인된 564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제안이었다. 블랙박스는 기본장착되고 썬팅필름까지 무료로 시공해준다고 기자를 설득했다.
먼저 E클래스에 대해 문의하자 B씨는 “E클래스 화이트 색상은 지금 물량이 없어서 계약해도 2~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며 실버 색상을 권했다. 그가 제시한 할인금액은 420만원. 트림에 따라 할인폭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B씨는 다른 매장에서 더 좋은 견적을 받았다고 하자 E클래스가 아닌 C클래스를 추천했다. C클래스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C220d 아방가르드 모델(5750만원)을 최대 11%할인(680만원) 해 주겠다는 것. 이렇게 되면 5750만원의 차량을 5070만원에 살 수 있다. 앞서 방문한 매장의 A씨 역시 C클래스에 600만원 이상의 할인금액을 제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C클래스는 올해 하반기 열릴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부분변경 모델의 출시가 예상돼 할인 폭이 커졌다. 신형 E클래스가 다양한 트림으로 출시되면서 C클래스와 가격차이가 크게 나지 않아 수요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
게다가 올해 벤츠코리아는 자재비·물류비 인상 등을 반영해 차량 가격을 최소 70만원에서 최대 250만원까지 인상했다. 이에 고객 이탈을 우려해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실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영업사원은 “5시리즈 출시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면서도 “BMW가 견적실명제로 출혈경쟁을 없애고 있는 상황에서 벤츠도 언제까지 할인 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수입차 최초로 5만대 판매를 달성했으며 올해는 6만대 판매를 공언한 상태다. 그 중 신형 E클래스는 지난해 2만대가 넘게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BMW 신형 5시리즈 출시에도 E클래스가 왕좌를 거머쥘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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