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라운지]③세계 최대 부품사로의 성장위한 발판은 마련됐다

  • 등록 2016-11-23 오전 5:00:00

    수정 2016-11-23 오전 5:00:00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자동차·타이어 팀장] 도요타의 덴소 등 자동차 브랜드를 생각하면 늘 함께 떠오르는 부품사들 있듯 현대자동차(005380) 하면 떠오르는 부품사가 바로 현대모비스(012330)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자도차·타이어 팀장
전신인 현대정공이 90년대 초 갤로퍼와 산타모의 SUV 생산으로 크게 공을 세운 후 자동차그룹으로의 독립을 전후해 현대·기아차의 AS 부문과 생산부문을 전환하면서 현재의 모비스가 태어났다. 마진이 큰 AS 부문이 강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면서 빠르게 자본이 축적됐고 이를 바탕으로 2000년 초반에 전 세계적인 열풍이 불었던 모듈화를 현대차그룹에 정착시켰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생산공장이 해외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동반 진출해 생산 속도와 품질, 비용 절감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현대모비스가 이전까지 완성차 업체가 직접 조립하던 프론트엔드, 칵핏, 샤시모듈을 덩어리 형태로 납품하면서 완성차의 생산라인이 많이 줄어들 수 있었다.

또한 직서열생산방식(JIS)으로 재고를 줄였고 각기 다른 옵션사양의 차에 정확한 부품을 매칭했다. 부품의 개별 이력관리를 통해 불량률을 크게 낮췄으며 동시에 단순 조립인 모듈생산에서 벗어나 핵심부품사의 인수합병을 통해 영역을 점차 확대했다. A/S와 모듈, 핵심부품으로 짧은 기간에 국내 1위의 대형부품사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전통적인 부품에서 세계 6위의 독보적인 위상을 달성했다면 앞으론 친환경 차의 3대 부품인 모터, 배터리, 통합패키지모듈(IPM)의 내재화를 통해 미래 성장을 꾀할 전망이다.

모터는 국내독점 전동차 업체인 현대로템(064350)으로부터 전기모터 사업부를 양수하면서 확보했다. 배터리는 모비스(51%), LG화학(49%)의 제휴로 HL Greenpower란 자회사를 만들고 패키징과 배터리매니지먼트시스템(BMS)을 담당하면서 IPM은 인버터와 컨트롤유닛 등을 내재화하면서 기술력을 키웠다.

현재 일반 아반떼에 540여만원의 모듈과 핵심부품을 납품하고 있다면, 아이오닉 전기자동차(EV)에는 1700여만원의 부품을 납품할만큼 친환경부품에서의 존재감이 커졌다. 향후 각국의 환경규제로 인해 모터와 배터리 기반의 친환경차 판매비중이 커진다면 외형면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또 안전과 운전자 편의를 위한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으로 시작해 점차 단계적 자율주행의 핵심기술을 내재화할 예정이다. 만일 2018년까지 양산을 준비 중인 인지(센서류)부품의 내재화와 판단(소프트웨어 및 알고리즘), 제어(브레이크, 서스펜션, 스티어링)간 융합이 성사되면 자율주행의 핵심부품사로 성장이 가능해진다.

친환경부품의 핵심공급과 자율주행 기술의 내재화가 동시에 가능해진다면 전세계 부품사 중에서도 미래기술의 영역에 있어서 가장 넓은 레인지를 갖는 부품사가 될 수 있다. 현대·기아라는 세계 5위의 완성차 업체의 전속적 납품구조라는 든든한 백그라운드와 미래기술의 넓은 레인지를 내재기술로 커버한다는 점, 강력한 현금흐름으로 연구개발의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 등은 최대 장점이다.

다만 해외 대형부품사와 달리 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의 납품비중이 작고 전략적 제휴가 극히 미미해 기술고립에 대한 우려가 크다. 짧은 업력으로 인해 내세울 만한 선도적 기술이 부재하다는 점도 아쉬운 점이다.

삼성이 자동차산업 진출을 선언한 후, 자율주행의 핵심부품 라이더(레이저 레이더) 업체인 쿼너지(Quanergy)에 투자하고, 커넥티비티와 인포테인먼트 업체인 하만을 9조4000억원의 거금을 들여 인수하고 있다. LG는 세계 유수의 업체에 EV 핵심부품 공급을 확대하고 있고, SK는 자율주행의 핵심 알고리즘인 인공지능(AI)부문에 IBM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작 국내 1위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의 행보는 상대적으로 더뎌 보인다. 자동차부품에서의 경험과 축적된 기술에 부족한 최신 기술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빠른 보완이 필요한 때다. 앞선 기술만이 더 많은 업체로의 납품, 더 높은 부가가치 창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부품회사인 모비스의 빠른 성장과 발전을 기대한다.

현대모비스가 아반떼와 아이오닉EV에 납품하는 부품과 가격. 하이투자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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