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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네 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던 연준이 계획을 바꿔, 올해 금리인상 목표치를 두 차례로 내렸다. 목표금리도 크게 낮췄다. ‘매파’적이지만 한층 ‘비둘기 성향의 매파’가 된 셈이다. 연준 내부에서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요구하던 매파들이 목소리가 줄어들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16일(현지시간)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0.25%∼0.50%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성명에서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의 움직임이 미국 경제에 지속적인 위험을 주고 있다”며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연준이 새로 제시한 점도표다. 점도표는 FOMC 참석 위원 17명이 특정 시기까지의 적정 기준금리 수준을 점으로 찍어 제시하는 분포도다.
이번 점도표 분포를 보면 연말 기준금리를 0.75~1%로 제시한 사람이 9명으로 전체 FOMC 위원의 절반이 넘었다. 3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연준이 공개했던 점도표에서는 중간값이 1.25~1.5%였다. 연준이 생각하는 연말 목표 기준금리가 0.5%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1% 미만을 주장한 비둘기 성향의 위원수가 이번에는 10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12월에는 4명에 그쳤다.
현재 0.25~0.50% 수준인 기준금리를 1.25~1.5%로 끌어 올리려면 올해만 네 차례의 금리인상이 필요하지만, 0.75~1.00%로 목표를 바꾸면 두차례의 금리 인상만으로 도달할 수 있다. 연준이 생각하는 올해 금리인상 스케줄이 크게 달라졌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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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작년 12월의 1.6%로 제시했던 것에서 1.2%로 낮췄다. 다만 근원 PCE 물가상승률은 1.6% 예상을 유지했다.
하지만 연준은 점도표에 대한 지나친 신뢰를 경계했다. 옐런 의장은 “통화정책에 미리 정해진 경로는 없다”면서 “4월에도 여전히 살아있는 회의”라고 말했다. 상황이 좋아지면 언제든지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연준이 올해 금리인상 스케줄을 대대적으로 바꿨지만, 내년 금리인상 계획도 크게 바꾸지 않았다.
연준이 점도표에서 제시한 내년 금리전망의 중간값은 1.75~2.00%로 지난해 12월보다 0.5%포인트만 낮아졌다. 올해 기준금리 전망치를 낮춘 0.5%포인트만 반영하고 내년 전망치는 그대로 유지했다는 뜻이다.
이는 연준은 ‘올해 4번, 내년 4번씩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계획에서 ‘올해 2번, 내년 4번 금리인상’ 스케줄을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