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활동 자제해온 최태원 회장, 다보스포럼 찾는 이유는?

혼외자 논란이후 대외활동 자제.. 새해 첫 해외출장
98년 다보스포럼 첫 참석 후 '코리아나이트' 제안
"99년 첫 행사 韓브랜드가치 알려".. 선대회장 끈끈한 인연
  • 등록 2016-01-15 오전 6:00:00

    수정 2016-01-15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진철 성문재 기자] 혼외자 공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새해 첫 해외 출장으로 다보스포럼을 선택했다. 지난 연말 혼외자 공개 이후 대외활동을 자제해온 최 회장과 다보스포럼과의 인연은 여느 그룹 총수와 남다르다.

지난 1998년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다보스포럼)에 처음 참석한 최 회장은 전 세계 정·재계·학계의 리더들이 모이는 다보스포럼에서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행사가 절실하다고 생각했다.

당시 일본은 각국의 정부·기업·학계 등의 대표들을 초청해 ‘재팬나이트’란 행사를 열어 자국의 브랜드 가치를 알리고 글로벌 리더들과 친목을 도모해 왔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알리는 행사는 전혀 없었다.

이에 최 회장은 글로벌 리더들이 모인 자리를 한국 브랜드 세일 장터로 만들자는 것을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 제안했지만 누구 하나 먼저 나서는 총수는 없었다. 전경련 또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한발 물러서 있었다. 하지만 최 회장은 다시 전경련에 건의해 2009년 다보스포럼의 ‘코리아나이트’ 행사를 SK그룹이 후원하고 재계를 대표하는 전경련이 주관하는 형태로 열었다.

2009년 처음 막을 올린 제1회 코리아나이트 행사는 참석자의 면면도 화려했다. 한승수 국무총리와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 등이 자리를 빛냈고, 세계 각국의 정상들과 정부 요인,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했다. 당시 전경련 회장은 조석래 효성 회장이었다. 행사를 제안하고 기획한 최 회장은 첫 코리아나이트 행사의 폐회사를 맡았다.

이후 최 회장은 코리아나이트에 줄곧 참석했고 2013년 제5회 행사에서는 전 세계가 고심하고 있는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특별연설에 나섰다. 최 회장은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으로서 사회적 기업가정신(social entrepreneurship) 육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기업들이 이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최 회장이 다보스포럼과 끈끈한 인연을 맺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부친인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 때부터다. 최 선대회장은 1993년 전경련 회장에 선임된 뒤 글로벌 시대를 예견하며 한국 경영인들의 다보스포럼 참가를 독려했다. 1994년부터 손병두 당시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 등 전경련 인사들이 포럼에 참가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최 선대회장이 직접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후 1996년부터는 최 선대회장을 단장으로 공식 대표단이 꾸려졌다. 당시 조순 서울시장,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등이 함께 참여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은 다보스포럼과 코리아나이트 행사에 대한 애정이 많다”며 “글로벌 기업인들과 외국 정부 인사들을 두루 만나 비즈니스의 물꼬를 트는 기회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은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나흘간 로봇과 인공지능의 영향에 초점을 맞춘 ‘제4차 산업혁명의 이해’(Mastering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라는 주제로 열린다. 예년처럼 전 세계 40여개국의 국가수반과 2500명의 정부·기업·학계 대표들이 대거 참가할 예정이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2016 한국의 밤(코리아나이트)’ 행사는 오는 21일 오후 7시30분(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 모로사니 슈바이처호프 호텔에서 글로벌 정·재계와 학계 리더 6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전경련은 이번 행사에서 문화와 기술의 융·복합을 통한 ‘K-컬쳐’의 우수성 등 한국 문화산업의 경제적 가치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3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열린 코리아나이트 행사에서 전세계가 고심하고 있는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특별연설을 하는 모습. 전경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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