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정에서 CJ(주)에 1500억 원 지분을 투자하기로 했으며, SK와 CJ그룹은 총 1000억 원(각각 500억 원)의 콘텐츠 투자 펀드를 운영하기로 했다.
단말기유통법과 20% 요금할인(선택약정할인) 도입이후 통신3사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나온 처방이다. 약세였던 미디어에서 가입자 규모를 키워 KT그룹(KT, KT스카이라이프)과 한판 붙어보자는 것이다.
SK텔레콤(017670)의 CJ헬로비전(037560) 인수와 인수후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은 4월 장동현 텔레콤 사장이 ‘차세대 미디어’를 3대 주력 플랫폼 중 하나로 공식화할 때부터 예상됐다. SK브로드밴드 100% 자회사 편입(3월), SK브로드밴드의 플래닛 다화면(N스크린)서비스 ’호핀’ 인수(7월), CJ헬로비전의 KT에 이은 SK텔레콤 이동전화 재판매(7월), 김종원·윤상철·윤석암 등 미디어 전문가 의 브로드밴드 영입(연초~10월)도 같은 맥락이다.
재계에서는 최태원 회장 경영 복귀이후 첫번째 인수합병(M&A)이 미디어 분야에서 촉발된 걸 두고 2000년 최 회장이 만든 더컨텐츠컴퍼니를 언급하기도 한다. 더컨텐츠컴퍼니는 멀티미디어 콘텐츠 제작·판매회사로 최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했다. 쌍방향 TV 같은 너무 앞선 모델을 제시한 탓에 2004년 청산됐지만, 미디어 사업에 대한 최 회장의 의지만큼은 적지 않다.
LG유플러스는 3분기 매출 2조7168억 원으로 전년대비 1.6% 줄었고, KT도 5조4922억원을 올려 같은 기간 2.9% 감소했다. 2일 실적을 발표하는 SK텔레콤 역시매출과 영업익이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SK가 유료방송 가입자 420만 명, 알뜰폰(MVNO)가입자 85만 여명을 인수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결합상품 규제 강화 추세 속에서 마케팅비를 쏟아붙지 않아도 KT그룹과 미디어·유선에서 정면 승부를 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가입자 수(916만 명)를 합치면 KT그룹(KT, KT스카이라이프 1264만 명, IPTV+위성 결합상품(OTS) 중복 제외시 비슷)과 엇비슷한 수준인 것이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려면 전기통신사업법과 방송법상 정부의 법인 분할·합병 승인을 받아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 안팎에서는 넷플릭스 국내 진출을 앞두고 규모를 키워 글로벌 미디어 시장을 공략하자는 정부 정책 상 방송 쪽은 무난하리라 보고 있다.
통신 쪽에서는 알뜰폰(MVNO) 1위인 CJ헬로비전과 2위인 SK텔링크가 SK 우산 속에 간다는 게 논란일 수 있는데, 정부는 알뜰폰 점유율 제한을 이통 자회사 50%로 발표한 만큼 규제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CJ헬로비전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은 18% 정도이고, SK텔링크는 15% 정도여서 합쳐도 33% 정도다.
SK그룹 ICT계열 사업재편 이슈는 여전
하지만 (주)SK에 속한 SK C&C의 IT서비스나 인터넷 플랫폼으로 남게 된 SK커뮤니케이션즈의 사업 효율성 확보 문제, 직접사용채널 규제에 갇힌 브로드밴드 T커머스의 계열사 이관 문제는 여전한 골칫거리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통신의 정체 속에서 규모를 키워 강대강의 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게 됐다”면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로 미디어나 알뜰폰의 점유율 경쟁이 안정화돼 주식 시장에는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그는 “IoT와 경쟁하는 IT서비스가 속한 (주)SK나 컴즈는 여전한 숙제이며, SK그룹은 텔레콤 분할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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