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수상 컨벤션 시설로 건설된 반포대교 남단의 세빛섬이 어제 개장식을 갖고 일반에 전면 공개됐다. 3개의 인공섬을 다리로 연결함으로써 축구장보다 훨씬 넓은 면적을 갖추고 국제 콘퍼런스와 공연, 전시회, 리셉션 등 각종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돼있어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하나 추가된 셈이다.
세빛섬은 비슷한 유형의 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한강의 자랑거리로 내세우기에 충분하다. 외국에도 독일 하노버와 로스톡, 오스트리아 그라츠 등에 유사 사례가 있다고 하지만 세빛섬은 일단 시설과 규모에서부터 남다르다. 3개의 섬을 연결한 설계구조에서부터 아트갤러리의 초대형 수상 스크린에 이르기까지 이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게 될 것이다.
그러나 세빛섬이 ‘한강 르네상스’를 제대로 이끌어가려면 외형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세심한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최신식 시설을 갖추고도 운영에서 차질을 빚는다면 공연히 웃음거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콘퍼런스나 전시회 등의 행사 유치와 진행과정에서 스스로 질서와 권위를 세워가야 한다. 서울시가 세빛섬 내의 전시회나 공연 프로그램에 대해 사전 공공성 심의절차를 거치기로 방침을 세운 것도 거기에 이유가 있다. 주변도로의 교통 혼잡과 집중호우 등 긴급시의 안전문제에 대해서도 면밀한 대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세빛섬의 개장을 계기로 한강 주변의 시민 편의시설을 서로 연계해서 이용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근처의 노들섬에 대해서도 조속히 개발계획을 짜야 한다. 한강이 둔치의 체육시설이나 유람선 관광을 즐기던 차원에서 한층 수준높은 문화·예술 및 자연학습의 공간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래야만 시민들만이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있는 순례 코스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세빛섬이 서울 관광객 1000만 시대를 이끄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