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이 50년 전 눈물을 뿌린 독일에서 통일 대박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박 전 대통령은 1964년 12월 차관을 얻기 위해 독일을 방문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루르 지방의 탄광을 찾아 파독 광부들에게 연설하면서 “나라가 못살아 이국땅 지하에서 이런 고생하게 해서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눈물을 흘렸다. 박 전 대통령은 독일이 일궈낸 ‘라인강의 기적’을 보고 ‘한강의 기적’을 추진하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독일의 아우토반을 보고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박 대통령이 25일부터 28일까지 선친이 걸었던 길을 반세기만에 다시 밟는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독일의 통일 과정을 두루 살필 계획이다. 독일은 1990년 통일을 기점으로 상당기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통일 후유증을 극복하고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가 됐다. 통일의 가장 모범 사례가 독일이라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과거 동독 지역인 작센주 주도 드레스덴에서 통일을 위한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이른바 ‘드레스덴 독트린’에는 통일 한국의 구체적 청사진, 통일의 민족사적 의미, 대북지원과 협력방안, 국제사회와의 협력 강화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엘베 강변의 아름다운 도시였던 드레스덴은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연합군의 공습으로 2만 5000명이 사망하는 등 폐허가 됐다. 이후 드레스덴은 동독에서 대표적인공업도시가 됐지만 통일로 다시 위기를 맞게 됐다. 젊은 층이 대거 서독지역으로 떠나면서 도시가 황량하게 변했다. 하지만 드레스덴은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지원으로 첨단과학기술 산업을 유치하면서 유럽 최고의 하이테크 도시로 탈바꿈했다.
드레스덴이 바로 통일 대박의 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첫 동독 출신이자 첫 여성 총리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경험과 조언도 박 대통령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독일을 보고 박 전 대통령이 근대화와 경제부흥의 계획과 의지를 다졌다면 박 대통령은 통일을 실현할 전략과 비전을 더욱 원대하고 정교하게 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