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마케팅의 진화]②예술·문화에 빠진 자동차 회사들

작가와 협업 작품 소개.. 전시장 예술작품 전시도
  • 등록 2014-01-30 오전 8:43:37

    수정 2014-01-30 오전 8:43:37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자동차 회사가 예술·문화에 빠졌다. 예술 작가와의 협업으로 개발한 차량을 소개하는가 하면 전시장을 예술 작품으로 꾸미고, 아예 전시장을 차려 신진 작가를 소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 메세나(기업에 의한 예술·문화 지원) 운동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현대자동차(005380)는 지난해 11월 국립현대미술관을 2023년까지 10년 동안 120억원을 후원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개별 기업이 특정 미술관을 장기 후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지난해 11월 신형 제네시스 출시와 함께 서울 청담동 비욘드뮤지엄에서 김용호 작가의 사진전 ‘브릴리언트 마스터피스’를 후원했다. 이 전시회는 울산공장, 남양연구소 등 현대차 국내 사업장을 배경으로 찍은 2만여 점의 사진 중 예술적 가치가 높은 29점의 작품을 전시한 행사다.

현대차는 앞선 2010년 현대차 대치지점을 ‘에이치 아트(H·Art) 갤러리’로 꾸미고 지금까지 사진작가 김중만, 가수 조영남, 영화배우 하정우 등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욱 기자] 사진작가 김용호가 14일 오후 서울 청담동 비욘드 뮤지엄에서 열린 현대차 아트 프로젝트전 ‘브릴리언트 마스터피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기아차(000270)는 지난해 9월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현대 예술전 ‘기아 서프라이즈 워크앤드’를 열었다. 세계적인 피규어 아티스트 마이클 라우와 국내 설치미술가 빠키, 캐나다 모션아트 디자이너 줄리앙 발레 등의 작품이 전시됐다.

쌍용차(003620)도 지난해 12월 가나아트센터에서 고급 대형 세단 체어맨W 고객을 초청한 가운데 ‘플라워 아트 인 갤러리’ 행사를 열었다. 박수근 등 근대 미술 거장의 작품을 함께 감상하고 플라워 아트를 직접 체험하는 행사였다.

수입차 업계 1위 BMW코리아는 지난 2011년 세계적인 모던 아티스트 제프 쿤스의 BMW 아트카를 선보인 이래 매년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를 통해 다양한 예술가와의 협업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12년에는 사진작가 구성수, 지난해에는 기존 회화에 새로운 시도를 하는 장재철 작가와 협업한 독특한 차량을 소개했다.

BMW코리아는 이와 함께 지난 2009년 창단한 수지오페라단을 꾸준히 후원하고 있으며,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 서울 재즈페스티벌 등 각종 국내 문화공연도 후원하고 있다.

포드코리아는 아예 예술 작품을 자동차 전시장으로 옮겼다. 지난 연말에는 서울 강남 링컨 전시장에 사진조각가인 권오상 작가와 미디어 아트 작가 그룹 에브리웨어, 사진작가 한성필 등의 작품을 전시했다. 지난해 5월엔 서울 청담동 비욘드뮤지엄에서 8명의 국내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링컨 차량을 모티브로 한 작품전시회 ‘아트 바이(by) MKZ’를 열기도 했다.

한국도요타도 지난해 말 전국 9개 렉서스 전시장에서 하이브리드를 모티브로 한 국내 신진 작가 52명의 작품을 전시하는 ‘렉서스 윈터 아트 페어’를 열었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 연말 준대형 세단 아발론 출시를 기념해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함께 3명의 한국 무형문화재 장인을 발굴해 알리는 이색 캠페인도 펼쳤다. 일본 수입차 회사가 국내 대중에도 잘 알려지지 않는 칠장이나 화각장, 금박장 등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아우디코리아는 대중공연 문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아우디 라이브 2008’ 자미로콰이 내한 공연을 연 이래 매년 레니 크라비츠 등 굵직한 해외 팝 스타의 내한 공연을 추진하고 있다. 올 3월에도 브루노 마스 내한 공연을 연다.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한 회사의 예술·문화사업은 단순히 프리미엄 마케팅의 차원을 넘어 해당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주는 가치가 있다”며 “국내 프리미엄 시장을 둔 국산·수입차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이러한 문화지원 사업도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자동차가 지난해 12월 가나아트센터에서 진행한 체어맨W 고객 초청 ‘플라워 아트 인 갤러리’. 쌍용차 제공
지난해 KIAF에 전시된 BMW 5시리즈 아트 콜라보레이션 모습. BMW코리아 제공
포드코리아가 지난해 펼친 ‘아트 바이(by) MKZ’ 전시회 모습. 포드코리아 제공
한국도요타가 지난해 12월 중요무형문화재로 선정한 칠장 장인 정수화. 한국도요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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