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게 잘 나간다"…소형아파트 분양 불패

전용 60㎡ 이하 1순위 마감 잇따라
분양가 싸고 임대전환 쉬운 게 이유..넓어진 평면도 한몫
  • 등록 2013-07-18 오전 7:01:00

    수정 2013-07-18 오전 8:00:27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0.25대 1’ vs ‘4.32대 1’.

지난달 GS건설(006360)이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서 분양한 ‘공덕 자이’ 아파트 전용면적 84㎡형과 59㎡형의 1순위 청약 성적이다. 총 201가구를 모집한 이 아파트는 3순위에 가서야 간신히 정원을 채웠다. 평균 경쟁률은 1.66대 1. 그런데 단 1개 주택형 뿐이던 59㎡형(37가구)은 1순위에서 4대 1이 넘는 경쟁률로 마감돼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공덕 자이 분양 관계자는 “같은 중소형인 84㎡C가 8가구를 모집해 1순위에서 2명만 청약한 것과 비교하면 소형 아파트의 높은 인기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GS건설이 지난달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서 분양한 ‘공덕 자이’ 견본주택에 방문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사진 제공:GS건설>
분양시장 침체 속에서도 전용 59㎡ 이하 소형아파트는 청약 불패 신화를 써내려 가고 있다.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주택시장과 가구 구조 변화 등이 맞물리면서 최근 몇년 간 이어진 중형(전용 84㎡)아파트의 인기가 점차 60㎡ 이하의 소형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17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지난 5월 경기 용인시에서 분양한 ‘기흥 더샵 프라임뷰’는 총 97가구 모집에 평균 경쟁률 0.07대 1이라는 초라한 청약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59~116㎡로 구성된 이 단지에서 59㎡만은 3대 1이라는 최고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4·1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건설사들은 전용 85㎡ 이하 중소형 비중을 70% 이상으로 높여 양도소득세 면제 혜택을 전면에 내세운 분양 전략을 썼다. 중소형 중에서도 ‘국민주택규모’인 84㎡(중형)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물량을 구성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상대적으로 물량이 적은 60㎡(소형)에 신청자가 몰렸다. 분양대행업체인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같은 중소형 아파트이지만 분양가격이 1억원 이상 저렴한 소형에만 수요가 쏠리면서 같은 단지에서도 면적별 청약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경기 김포시 풍무동에서 분양된 ‘김포 풍무 푸르지오 센트레빌’(2712가구)의 경우 청약 경쟁률이 평균 0.81대 1로, 총 25개 주택형 중 5개만 순위내 마감하는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이 단지에서도 전용 59㎡형은 대부분 순위내 마감됐다. 대우건설 분양 관계자는 “분양가 부담이 적고 임대 전환이 자유롭다는 게 인기의 비결이었다”며 “발코니 확장과 다양한 평면 개발 등으로 소형도 중형과 같은 넉넉한 공간을 누릴 수 있는 점도 한몫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일산신도시에서 선보인 240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요진와이시티’도 평균 경쟁률 0.62대 1이라는 저조한 청약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59㎡형은 순위 내에서 모집 가구 수를 채웠다.

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끌면서 올해 하반기 소형 아파트 분양 물량도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오는 10월 경기 양주시 옥정동에서 59㎡로만 구성된 1862가구 대단지인 ‘양주 옥정 푸르지오’를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물산도 8월과 9월 전용 59㎡짜리 소형 아파트가 포함된 ‘래미안 부천 중동’(616가구)와 ‘래미안 신길11구역’(949가구)등을 분양한다. 한화건설 역시 경기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에서 59㎡와 84㎡ 등 중소형으로만 이뤄진 2420가구 규모의 대단지 ‘수원 권선 꿈에그린’을 선보일 계획이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중소형 아파트 중에서도 분양가가 저렴한 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소형 아파트라고 무턱대고 분양받기보다는 입지와 적정 분양가 여부 등을 꼼꼼하게 따져 본 뒤 청약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자료:닥터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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