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하이트, 젊은 카스 못 따라간다

작년 점유율 역전..원인은 브랜드 노쇠화
NICE신평 "영업집중력 회복 여부 관건"
  • 등록 2013-01-10 오전 7:15:21

    수정 2013-01-10 오전 7:15:21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90년대 중반부터 맥주시장을 점령하던 하이트(HITE)가 최근 오비맥주에 선두 자리를 내준 것은 브랜드가 노쇠했기 때문이라는 신용평가사의 진단이 나왔다.

반면 경쟁 브랜드인 ‘카스(Cass)’는 젊은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키면서 오비맥주의 정상 탈환에 큰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NICE신용평가는 9일 ‘맥주시장 점유율 변동 원인분석’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의 기호와 영업환경 변화 속에서 하이트 브랜드가 수명 주기상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000080)는 1996년부터 2010년까지 맥주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해왔지만, 2011년 ‘카스’를 앞세운 오비맥주에 밀렸고 지난해에는 점유율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2012년 8월말 기준 하이트맥주의 점유율은 44%, 오비맥주는 56%로 약 8%포인트 차이를 나타냈다.

당초 하이트가 내세웠던 ‘비열처리, 150m 암반수’ 제품은 오비맥주가 오랜 기간 차용하면서 그 특색이 희석됐고, 후속 브랜드인 ‘맥스’와 ‘드라이피니시d’도 더딘 성장세를 보인 것도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오비맥주의 ‘카스’는 2007년부터 집중적인 마케팅 투자와 단일 브랜드 전략으로 인지도를 높여온 것이 주효했다. 이때부터 하이트의 점유율 상승률이 1~2%포인트 대로 둔해졌고, 노쇠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박선지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하이트와 카스의 브랜드력 차이가 점유율에 근본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합병 과정에서 나타난 영업집중력 약화는 점유율 하락세를 가속화시켰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하이트맥주는 신규 브랜드인 드라이피니시d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집중력과 브랜드 파워의 회복 여부는 향후 점유율과 수익성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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