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 중 하나는 1970년대에 중화학공업 육성 계획을 추진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 것”이라면서 “당시 철강, 조선, 자동차(기계) 분야의 기술 격차와 현재 AI 기술 격차를 비교하면, AI 격차가 훨씬 적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1970년대부터 중화학공업 육성에 힘 쏟아 20세기를 성공적으로 지나왔고, 21세기에 기회를 만들었다”며 “22세기로 넘어가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게 바로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는 디지털 AI”라고 강조했다.
지난 1973년 6월 정부는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을 수립하고, 철강, 조선, 비철금속, 기계, 전자, 화학공업 등 6대 전략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금융 및 세제 혜택을 제공했다. 그는 “AI는 과거 6대 전략사업처럼 하지 않으면 큰일나는 산업”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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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글로벌 추세다. 캐나다 정부는 올해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24억 캐나다달러(약 2조 3612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며, 트뤼도 총리는 이 예산의 80% 이상인 20억 캐나다달러(약 1조 9676억원)를 컴퓨팅 및 기술 인프라 접근성 향상에 사용한다.
하정우 센터장은 프랑스의 AI 투자와 정책 변화가 미스트랄 AI(Mistral AI)의 탄생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프랑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미스트랄 AI는 유럽 언어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AI 기업으로, 설립된 지 1년 4개월에 불과하나 기업 가치가 58억 유로(약 8조 6274억원)에 달한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의 AI 스타트업 중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곳 역시 미스트랄 AI로, 10억 8100만 달러(약 1조 4371억원)를 투자받았다. 프랑스의 급속한 AI 성장 배경에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투자가 있었다는 게 하 센터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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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한국판 ‘쿠다’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정부는 엔비디아 AI 칩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플랫폼 ‘쿠다’를 대체하기 위해 ‘국산 인공지능 반도체를 활용한 K-클라우드 기술개발 사업’을 확정했으며, 이 사업은 2025년부터 2031년까지 총 4031억원(국비 3426억원) 규모로 추진된다. 원래 예산 9400억원에서 줄었다.
하 센터장은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부분을 가장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많은 과제는 교수님들이 주도해 연구적인 측면에서는 뛰어나지만, 실제 클라우드 환경에서 사용되지 않을 수 있다. AI 서비스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반도체 전문가뿐만 아니라 AI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AI 관련 법안에 대해서는 신속함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했다. 하 센터장은 “법이 아무리 빨리 만들어져도 내용이 부실하면 없는 것만 못하다”면서 “AI 법은 단일 포괄적 법이 아니라 여러 법이 연계된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AI에 대한 정의나 규제는 법안 통과의 핵심이 아니며, 산업과 교육 관련 법안부터 실질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령, 성별, 지역에 따른 AI 활용 격차를 해소하고, 교육과 평생 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