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지난 2018년 11월 ‘성장성 특례상장’ 1호로 코스닥 시장에 등장한
셀리버리(268600)는 최근 반기 실적 공시에서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이미 1분기 감사의견 거절을 받고 3월부터 거래가 정지된 셀리버리는 상장폐지의 위기에 처해있다.
|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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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만 17만명이 넘어서며 국민 바이오주라고도 평가받던
신라젠(215600)도 기술특례로 등장한 기업이다. 신라젠은 2016년 코스닥에 입성한 후, 2018년 공모가 대비 약 8배까지 치솟았다가 2019년 1만원대로 급락했다. 신라젠은 경영진의 횡령 등으로 2년 반 동안 거래가 중단됐다가 지난해 10월 겨우 거래가 재개됐다. 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신라젠은 507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6년 전(2017년 11월 21일, 13만1000원)의 3.8%에 불과한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기술 특례 상장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고 특례상장 문턱을 낮추는 내용의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며 한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기술 특례 상장 1호 기업마저 부실 상장폐지 위기에 처할 만큼 부실한 모습을 보이는 특례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특례상장으로 증시에 입성한 기업 130곳 중 71곳이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고 셀리버리와 신라젠처럼 부실·비리 경영 이슈가 불거진 사례도 빈번하다. 문턱을 낮추기보다는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금융당국은 기술 특례 상장 제도의 문턱을 낮추기보다는 업종을 넓히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그간 바이오 기업의 주무대로 여겨졌던 기술 특례 상장사를 신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등 초격차 첨단기술 기업으로 대폭 넓히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초격차 첨단기술 기업을 위한 트랙이나 특례를 신설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바이오, 특히 미래 성장성이 불투명한 신약 등 분야의 기술 특례 상장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증권가에서는 장기간 신약 개발을 하다 실패를 할 수도 있는 바이오기업보다 첨단기술기업의 주가 안정성이 높을 것이란 기대도 내비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통해 성장하려면 특례상장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며 정부에서도 포기하기 어려운 과제”라면서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사회적으로 필요한 제약·바이오 외에도 환경문제에 대안이 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드론이나 인공지능 등 다양한 업종에서 특례가 출연하면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져 선순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