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한 규제온다…‘독과점 남용금지’ 온플법 제정 착수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지위(독과점) 남용행위에 대한 제재안을 강구하고 나섰다. 심사지침을 넘어선 공정거래법 제·개정으로, 관련 연구용역이 끝나는 오는 8월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30일 국회와 관가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빅테크 플랫폼 규제 입법 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TF에 속한 15명 가량의 경제·법학 전문가들은 공정거래법 외에 새로운 입법 필요성 등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공정위는 이와는 별개로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규율 개선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플랫폼 독과점 남용 문제에 대한 규율개선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발의한 온플법 정부안이 플랫폼 기업과 입점업체·소비자간 ‘갑을관계’를 규율했다면, 이번에 검토하는 법안은 독과점 남용행위 금지에 방점이 찍혔다. 지난 12일 공정위가 시행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은 현행 공정거래법에서 플랫폼 기업의 특성을 반영한 가이드라인 격이었다. 이번에는 법을 뜯어고치거나 새로 만들어 강제성을 부여하려는 것이다.

다만 갑을관계 등에 규율은 새정부 당초 방침대로 민간자율기구에 맡긴다. 지난해 8월 출범한 민간자율기구에서는 △갑·을 △소비자·이용자 △데이터·인공지능(AI)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등 4개 분과로 나눠 규제안을 논의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 분야는 기본적으로 규율 범위가 갑을, 소비자·이용자, 사업자간 경쟁촉진 파트가 있는데, 이번 TF는 독과점 행위 규율과 사업자간 경쟁촉진 영역만 다루게 될 것”이라며 “현행 공정거래법만으로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규율이 충분한지부터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TF와 연구용역을 통해 국내외 법제도 동향과 해외 입법 사례, 경쟁당국 및 학계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플랫폼 독과점 남용 규율 내용 및 방식, 시정조치 방안 등을 비교, 분석할 예정이다.

앞서 공정위는 신년 업무보고에서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독과점 문제에 공동 대응하고 오는 5월 유럽연합(EU) 디지털시장법 시행에 따른 국내시장 차별문제 방지를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내외부 전문가 TF를 구성해 법제 개선 필요성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TF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의견이 갈리는 만큼 당장 법제화 여부를 알 수는 없지만 플랫폼 독과점 남용행위를 규율하려는 공정위의 의지가 강한 것 같다”며 “현행 공정거래법의 가이드라인인 심사지침보다 더 강력한 내용을 새로 입법화할 수도 있지만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 등을 우리나라에 바로 적용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