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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한국은행의 국제수지(잠정) 금융계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외국인 투자자는 올 들어 4월을 제외하고는 지난 5월까지 매달 국내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나라 주식이 박스권 흐름에서 벗어나 큰 폭 상승한만큼 금리 인상기를 앞두고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중국 주식시장 투자매력도가 높아지면서 외국인 자금이 옮겨간 영향도 있었다.
반면 채권시장에는 같은 기간 재정거래 유인이 확대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유입이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 1~5월 중 7억6000만달러 국내 주식을 순매수한 지난 4월을 제외하고 매달 주식 순매도 흐름을 보였다. 특히 지난 5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은 국내 주식은 83억6000만달러(약 9조6000억원) 순매도한 반면, 채권은 68억6000만달러(7조8800억원) 순매수했다. 지난해 5월 주식시장에서 27억7000만달러 순매도하고, 채권시장에서 23억9000만달러 순매수한 것과 비교하면 그 편차는 더욱 커진 것이다.
이소정 한은 경제통계국 과장은 “채권의 경우 우리나라 장기 경기 전망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인 편이어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반면 주식시장은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에 더해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위험선호 회피 심리가 커져서 자금 유출 폭이 커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원화 채권 매입은 풍부한 유동성 환경 속에서 글로벌 채권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재개와 한은 금리 인상 기대 등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원화 금리 등이 주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0년물 국채 금리의 경우 우리나라가 2.13%를 기록해 1.3%대인 미국과 호주 등 보다 높은 상황이다. 외국인이 달러를 원화로 바꿔 투자할 때 환헤지 프리미엄이 있어 달러 수익률도 높일 수 있다.
반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중국 증시로의 투자 매력도가 옮겨간 것과 지난해 박스권을 벗어난 국내 증시에서 차익 실현 욕구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한 선물사의 연구원은 “외국인 주식 매도는 작년부터 주가지수가 많이 올라간 탓에 차익 실현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 내 중국 비중이 커지면서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지는 영향도 있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