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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맛’(맥락 없고 형편없으며 어이없음을 뜻하는 신조어) 만화들의 홍수다. 과거엔 병맛이란 단어가 비아냥의 의미가 강했다면, 최근엔 기발한 B급 감성을 지칭하는 단어로 변모했다. 세대가 흐르면서 유머코드에 대한 트렌드가 바뀌면서 일어나는 일종의 문화 변화다. 특히 병맛 만화는 웹툰과 시대적 흐름을 같이 한다.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되는 ‘마음의 소리’(작가 조석)를 기점으로 병맛 만화는 대중적으로도 크게 확산됐다.
신입 경찰은 ‘김용’으로 지구대내 문제아 ‘광이’를 전담 마크하라는 상관의 지시를 받는다. 출근 첫 날부터 지구대 옥상으로 배치받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지만 김용은 ‘처음이라 그런걸꺼야’라며 자신을 위로하며 버틴다. 하지만 광이라는 인물은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다. 김용은 광이와 함께 근무하며 처음엔 혼란스러워하지만 점차 그를 닮아가기 시작한다.
웹툰은 하루하루 병맛 개그가 진행되는 에피소드 형식이다. 때문에 독자들은 피로감없이 웹툰을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 ‘피식’하는 웃음거리를 제공하는 에피소드들이 많아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그만이다. 캐릭터의 개성도 우수하다. 웹툰 속 캐릭터인 ‘김덕초’는 자칭 ‘무화과트로 델리바이스 공화국’ 출신 외국인이라는 설정인데, 외모부터 뿌리(?)처럼 생겼다. 텃밭에 머리를 꼽고 방귀를 끼는 첫 등장신부터 예사롭지 않다. 김용과 광이의 상관인 지구대장은 애꾸눈에 험악한 인상으로 마치 해적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강한 외모를 지녔다.
웹툰은 병맛 설정 속에서도 유쾌한 삶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듯하다. 하루하루 빡빡한 일상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재미있는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하루를 끝내고 피로감에 한숨이 나올 때 ‘모두의 경찰’을 보면 한순간이라도 웃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