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의한수⑤] 포석·착수·사활·패착…이것이 '바둑의 말'

  • 등록 2014-07-25 오전 7:03:00

    수정 2014-07-25 오전 7:38:54

가로 42cm 세로 45cm. 반상 위 19개의 줄이 만나 만든 361개의 점에서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된다. 흰 돌과 검은 돌이 엮여 수많은 대화와 갈등이 벌어지는 현장이다(사진=한대욱 기자 doorim@).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최근 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신의 한 수’. 범죄로 변해버린 ‘내기바둑’에 ‘사활’을 건 꾼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여기서 ‘사활’은 바둑에서 쓰는 용어다. 사전적 의미는 ‘죽기와 살기’지만 바둑판에서는 ‘죽고 삶이 걸린 묘수’를 지칭할 때 사용한다. 한 번쯤은 듣고 썼을 법한 말이지만 바둑에서 유래된 말이라면 다시 보일, 바둑용어들을 정리해봤다.

▲착수=바둑판 위에 돌을 놓는 것. 바둑돌을 바둑판에 번갈아 한 수씩 두는 일을 말한다. ‘어떤 일을 시작하다’는 의미로 쓰인다. 40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바둑은 그동안 같은 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경우의 수가 방대하다. 상대의 돌에 반응해 다음 돌의 ‘착수’를 위한 견제와 공격을 하는 등 최적의 한 수를 찾는 수 읽기를 한다. ‘프로젝트에 착수하다’ ‘수사착수’ 등 일상에서도 많이 쓰인다.

▲포석=바둑에서는 ‘중반전의 싸움이나 집 차지에 유리하도록 초반에 돌을 벌여 놓는 일’. 일반적으로는 ‘앞날을 위해 미리 손을 써 준비함’을 의미한다. 바둑을 둘 때는 처음 ‘포석’을 잘못하면 나중에 어려움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포석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상에서는 ‘해외진출을 위한 포석’ ‘사전포석’ 등 미래를 위한 대비차원의 일을 언급할 때 주로 사용한다.

▲패착=바둑에서 지게 된 원인. 그곳에 돌을 놓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 판에서 지게 된 아주 나쁜 수를 말한다. 흔히 ‘실패한 전략’을 의미할 때 쓴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도 ‘판단 미스를 한 골키퍼의 패착’처럼 여러 면에서 언급됐다. 정치권에서도 상대 당을 비판할 때 많이 쓰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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